'신림동 자취생'들 공포에 떨게한 피에로 가면 도둑 영상은 '조작'이었다

신림동 피에로 가면 도둑 CCTV 영상은 모두 조작된 영상이었다.

입력 2019-07-25 10:56:26
YouTube '김경준'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대에서 '피에로' 가면을 쓰고 택배를 훔치고 빈집을 터는 남성 폐쇄회로(CC) TV 영상의 진실이 밝혀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른바 '싸이코패스 피에로 택배 도둑' CCTV 영상은 택배 대리수령 업체가 제작한 광고 영상이었다.


25일 서울 관악경찰서는 해당 영상을 제작해 퍼뜨린 최모(34)씨를 임의동행해 조사했다.


앞서 지난 23일, 유튜브를 비롯한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신림동, 소름 돋는 사이코패스 도둑 CCTV 실제 상황'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YouTube '김경준'


영상 속 남성은 피에로 가면을 쓴 채 신림동 한 원룸 복도를 서성거린다. 장갑을 껴 지문을 남기지 않으려 했고, 비니를 써 머리카락을 남기지 않으려는 치밀함까지 보여줬다.


그는 문 앞에 택배가 놓은 원룸으로 향했고, 문에 귀를 대고 원룸 안 인기척을 확인해 충격을 안겼다. 심지어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르며 침입시도까지 했다.


문은 열리지 않았고 피에로 가면을 쓴 남성은 택배만 들고 유유히 사라졌다. 이후 원룸에서 주민이 나오는 장면이 잡혀 자칫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을 수 있다는 공포심을 안겼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되자 경찰 조사까지 이뤄졌다. 현장을 조사하고 CCTV를 확인한 경찰은 영상 속 남성이 건물에 사는 최씨임을 확인하고 이날 00시 15분 최씨를 붙잡았다.



YouTube '김경준'


경찰 조사에서 최씨는 "내가 운영하는 택배 대리 수령 회사 광고 영상을 제작한 것"이라면서 "논란이 되고 나서 해명 영상을 올리려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어떤 혐의를 적용할지 현재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씨는 영상 제목을 '2019/7/23 소름 돋는 사이코패스 도둑 CCTV (연출)'으로 변경한 뒤 사과문을 게재했다.


YouTube '김경준'


그는 자신을 '1인 스타트업을 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면서 "불쾌함·섬뜩함을 느끼셨을 많은 분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 너무나 부끄럽고 모든 것이 저의 잘못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멍청함, 짧은 생각이 변명이 될 수 없음을 안다. 어떤 책임이든 지겠다"면서 "더 큰 파장을 멈추게 해준 많은 누리꾼들께 오히려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고, 경찰 수사 후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피하지 않고 처벌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YouTube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