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이른바 '전역빵'이란 것이 있다. 미필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으나 전역을 앞둔 현역 장병들은 심심치 않게 겪게 되는 군대의 '부조리'다.
전역빵이란 우리나라 군대에서 후임 병사들이 전역하는 선임에게 행하는 구타를 일컫는다. 멍석말이하듯 모포로 둘둘 말아서 구타해 '모포말이'라고도 부른다.
어디까지나 장난으로 행해지는 전역빵이지만, 일부는 사람이 다칠 만큼 심하게 이뤄지기도 한다.
지난 8일 페이스북 페이지 '군대나무숲'에는 결국 이 전역빵 때문에 갈비뼈가 부러졌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에 따르면 일주일 전 전역한 A씨는 전역 전날 전역빵을 맞고 갈비뼈가 부러졌다.
A씨는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중대 행정보급관에게 전화를 걸어 갈비뼈가 부러진 사실을 전했다. 그리고 행정보급관에게 고소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 말을 들은 행정 보급관은 "네가 복무 중에 한 일을 문제 삼으면 충분히 형사처벌 가능하다"라며 고소를 하겠다는 A씨를 나무랐다.
A씨는 "저는 형사처벌받을 정도로 문제 받을 일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남들이 하는 것만큼 부조리는 있었고, 후임들이 설문에 쓰지 않아서 징계받은 적도 없고요"라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행정보급관은 치료비를 내줄 테니 고소하면 자신도 A씨를 고소하겠다고 말했다.
A씨는 이 사연을 전하면서 "어떡하나요"라고 고민을 토로했다.
사연을 접한 한 누리꾼은 "축하를 해준다는 의미의 '전역빵'은 좋지만 지나치면 폭력이다"라며 "사정이야 어찌 됐건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라고 자기 생각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전역빵을 부대 내에서의 부조리가 또 다른 부조리로 이어진 결과로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이들은 전역빵이 사라져야 하는 군대 문화라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