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문세은 기자 = 어느 날 위안부 할머니의 수양딸이 된 한 목사가 수상한 효도를 이어갔다.
지난 23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봉침 스캔들'로 화제가 됐던 이모씨 목사의 근황이 전해졌다.
이씨는 위안부 피해자인 곽예남 할머니의 수양딸이 돼 있었다.
곽예남 할머니는 중국에서 여생을 보내다가 한 프로그램을 통해 고국에 돌아온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다.
그런 할머니에게 국회의원과 정치인들은 직접 손으로 쓴 편지와 장갑이 담긴 우편물을 받게 됐다.
하지만 요양보호사의 말에 따르면, 말하는 것도 쓰는 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곽예남 할머니가 편지를 보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편지를 받았던 국회의원의 비서관도 "우편물을 보내주신 분의 연락처가 있었는데, 할머니가 아니라 젊은 여성이었다"라고 말했다.
할머니의 손편지와 함께 동봉된 사진 속에는 과거 장애인 시설을 운영하며 무면허로 '봉침 시술'을 하는 등 부적절한 행보를 보였던 이씨가 있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측에 해당 사건을 제보한 사람은 이씨의 가족관계증명서를 전달했다.
그가 준 증명서 안에는 이씨가 곽예남 할머니의 양딸이라고 기록돼 있었다.
심지어 이씨는 작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행사에도 곽예남 할머니를 모시고 함께 참석했다.
이씨는 행사장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곽예남 할머니를 돌볼 때나 그 주변에 있을 때마다 뒤에서 사진을 찍는 등의 의아한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이씨는 행사를 자주 개최한 뒤 곽예남 할머니의 계좌를 이용해 모금을 하거나 정치인들에게 연락을 하는 등의 행동을 보였다.
이를 지켜봤던 요양보호사들은 "이씨가 보여주기식으로 할머니를 돌봤다", "이씨가 '내가 할머니 기저귀까지 갈아야 하냐'라고 말도 했다"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한 시민단체 대표는 "박근혜 정부 당시 위안부 할머니들이 보상금 1억원을 받게 됐다. 이씨가 그쯤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얽히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다른 시민단체 직원은 "계속 싸우고 계시는 (위안부) 피해자분들이 계시는데 보상금을 받는 것이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씨는 '우리 할머니는 모두 용서하셨다'라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보상금을 받고 난 뒤 곽예남 할머니의 조카인 최씨가 이씨의 명의로 된 외제차를 몰기도 한다는 등의 목격담이 이어졌다.
숱한 제보에 결국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은 이씨를 찾아가서 "곽예남 할머니의 딸이라고 들었다. 그게 궁금해서 왔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씨는 "누가 그래요. 하고 싶은 말이 없다"라며 급하게 자리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