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명의 환자라도 더 살리고자 했던 故 윤한덕 센터장의 생전 마지막 고민
윤한덕 센터장이 생전 자동심장충격기와 관련해 자신의 생각을 적어놓은 글이 재조명되고 있다.
[인사이트] 석태진 기자 = 갑작스럽게 숨을 거두며 많은 사람을 가슴 아프게 만든 故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
그가 생전에 얼마나 많이 응급환자들을 생각해왔는지 알 수 있는 일화가 전해졌다.
지난해 10월 윤한덕 센터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장문의 글을 한 편 게재했다.
글의 핵심은 심정지 환자를 살리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목격자의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 여부라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과 함께 윤 센터장은 AED의 이름을 '심쿵이'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그는 "나로서도 심정지 환자를 보면 그 기계를 함부로 사용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만약 사용하고 나면 설치자가 내게 그 비용을 청구하지 않을까 의구심이 든다"고 설명했다.
즉, 응급환자를 본 목격자가 AED의 어려운 이름 때문에 나서는 것을 망설여서는 안된 다는 것이 윤 센터장의 생각이었다.
그가 이런 걱정을 하는 이유는 응급환자를 도왔다가 '법정 분쟁'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윤 센터장은 "환자가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면 변호사를 통해 무차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그러면 도와준 사람 역시 변호사를 선임해 방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 차라리 남의 일에는 관심을 끄는 게 편한 세상이 되는 것이다. 누군가 옆에 쓰러지더라도 '나는 스마트폰을 보느라 못 본' 척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보건복지부가 '쓰러진 사람을 도우면 당신에게는 어떤 불이익도 없어요'라는 포스터를 방방곡곡 붙여 놓으면 어떨까?"라며 "언젠가는 '심쿵이'(AED)에 다음과 같은 문구가 부착돼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지금은 고인이 된 그. 하지만 생전에 단 한 명의 환자라도 더 살리길 원했던 윤 센터장의 아이디어에 누리꾼들은 늦게나마 감사를 표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