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랗고 길쭉한 캔 안에 든 곡선 모양의 감자칩 '프링글스' 프링글스 출시 올해 53살…농심 '새우깡'보다도 형
[인사이트] 윤혜연 기자 = 혼자 영화 보면서 맥주 마실 때 '묻따(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성공하는 간식이 있다.
동그랗고 길쭉한 캔 안에 든 독특한 곡선 모양의 감자칩인 '프링글스'다.
수많은 국내 감자칩 브랜드 사이에서도 한국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높은 친밀감과 시장 점유율을 지켜온 '해외파'다.
프링글스는 지난 1967년 세계 최대 생활용품업체 프록터앤드갬블(P&G)에서 만들어졌으며, 국내에서는 1999년부터 농심켈로그가 수입·판매하고 있다.
1971년 첫 출시된 농심의 '새우깡', 1972년 출시된 삼양식품 '뽀빠이' 등 국내 장수 브랜드보다도 먼저 태어난 셈이다.
유통 중 부서지지 않도록 곡선 모양 개발
다른 감자칩과는 달리 평평하지 않고 오목하게 휘어진 프링글스의 칩 모양에는 개발자의 뛰어난 통찰력이 담겨 있다.
연구원 '프레드 바우어(Fred Baur)'는 감자칩 개발 단계에서 효율적인 유통을 위해 겹겹이 쌓아 올릴 수 있는 칩을 연구하던 도중 칩이 부서지지 않기 위해 곡선 형태가 제격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결과, 쉽게 쌓아지고 압력에도 잘 갈라지지 않는 말 안장 모양의 감자칩이 탄생했다.
프링글스의 또 다른 특징은 감자칩을 담는 제품 패키지도 일반 봉지가 아닌 원통형 캔이라는 점이다.
바우어는 튼튼한 하드보드 원통형 캔에 감자칩을 차곡차곡 채운 후 용기 내부의 공기를 빼내 질소로 충전하고 다시 알루미늄 호일로 밀봉하는 새로운 포장법을 개발했다.
인공 방부제를 넣지 않고도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으로, 당시로써는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브랜드 아이콘 격인 '아저씨' 캐릭터의 이름은 '줄리어스 프링글스'
패키지에 인쇄돼있는 포근한 이미지의 '아저씨' 캐릭터도 빠질 수 없는 인기 비결이다.
브랜드의 아이콘 격인 이 캐릭터의 이름은 '줄리어스 프링글스(Julius Pringles)'이며, 큰 콧수염과 또렷한 앞가르마에 빨간 나비넥타이를 맨 것이 특징이다.
'미스터 피(Mr. P)'라고도 불리는 이 캐릭터는 출시 당시 뉴욕의 한 베이커리 오너의 얼굴을 본떠 만들어졌다.
이후 현대적인 캔 위에 얹어졌고, 긴 세월을 통해 진화하며 젊은 느낌으로 조금씩 변화해 지금 형태로 유지되고 있다.
끊임없이 새로운 전략 내보이는 프링글스
프링글스는 이 같이 전통적이고도 본연의 매력 외에 끊임없이 새로운 전략을 내보이며 변화하는 소비자를 만족시키고 있다.
지난 1968년에 탄생한 베스트셀러 '오리지날'과 1983년에 출시된 '샤워크림앤어니언', '치즈' 외에 세계 각국의 시장 트렌드에 맞춰 꾸준히 새로운 맛의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2016년 3월엔 한국 단독으로 '버터카라멜'을 출시해 3개월 만에 100만 캔 이상을 판매했다.
해당 제품은 한국을 방문한 대만 관광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결국 대만으로 역수출을 하기도 했다.
지난 2017년에는 멕시코의 매운 고추 맛을 담은 '플이글스 할라피뇨'와 태국의 대표 전통요리 똠양꿍의 맛을 살린 '프링글스 똠양꿍' 등이 출시돼 사랑받았다.
그뿐만 아니다. 같은 해 11월에는 점점 증가하고 있는 1인 가구를 겨냥해 절반 크기로 소량을 선보이는 '프링글스 바이트'를 출시했다.
프링글스는 또 젊은 소비자의 감성과 취향을 공략하는 트렌디한 '펀(Fun·재미있는) 마케팅'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2015년 프링글스 캔 입구에 끼워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프링글스 파티 스피커' 프로모션을 진행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감자칩을 다 먹고 난 후 캔 입구에 끼우는 방식이다.
또 국내 단독으로 프링글스의 캔 입구에 끼워 사용할 수 있는 파티 조명 아이템 '프링글스 미러볼'을 선보이기도 했다.
전 세계 140여 개국에서 끊임없는 노력으로 51년째 긍정적이고 즐거운 가치를 53년째 전파하는 프링글스.
프링글스가 표방하는 '소비자와의 즐거운 순간'을 앞으로 어떠한 방식으로 넓혀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