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8일(목)

야자할 때 친구랑 복도에 서서 먹으면 꿀맛인 '육개장'의 놀라운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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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컵라면 '육개장'은 겨울 필수템


[인사이트] 이다운 기자 = "오늘 석식 맛없어서 조금 먹었더니 배고파 라면 먹자!" 


학창시절 친구와 함께 먹는 최고의 음식은 '호호' 불어 '호로록' 먹는 컵라면이다. 


야자 하면 5시~6시 사이에 석식을 먹어 공부하다 보면 배꼽시계가 울린다.  돈 없는 학생에게 학교 복도에서 서서 먹는 최고의 간식은 라면이다. 


매콤한 향이 코 끝을 스치고 뜨끈한 국물이 온몸에 퍼지면 공부 스트레스가 날아간다. 그중에서도 얇은 면발과 진한 국물을 자랑하는 '육개장 사발면'이 인기다.


국민 컵라면으로 불리며 37년 동안 사랑받은 '육개장'의 놀라운 사실을 알아봤다.


1. 국내 최초 사발면 용기면 '육개장'


한국광고총연합회


농심은 1971년에 먼저 일본에서 용기 면을 선보였고 80년대 초반 한국의 1인당 소득이 오르자 '육개장' 개발에 돌입했다.


식품산업유통업체 농심은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소고기 육개장 육수를 재현했지만 면이 문제였다. 봉지 라면보다 빨리 익고 면에 국물이 잘 배어나면서도 쉽게 불지 않는 면을 고안해야 했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농심은 얇으면서 탱탱한 면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1982년 11월 300원 가격으로 '육개장'을 출시했다.


농심은 한국인에게 친숙한 '국사발'을 본떠 '사발면' 용기로 제품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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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과 국물이 환상의 조화를 이루는 '육개장'은 한국인 입맛을 사로잡았다.


'육개장'은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 공식 라면으로 지정돼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았고 해외에 한국 대표 식품으로 소개됐다.


출시 이후 '육개장'은 37년 동안 용기면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1982년부터 2017년까지 누적판매량은 43억개, 누적판매액은 1조 5천억원이다.


2. 편의점 컵라면 판매 1위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라면은 끓여 먹어야 제맛!"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다. 라면 시장의 70%는 봉지 라면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공식이 통하지 않는 곳이 있다. 편의점에서 팔리는 라면의 80%는 컵라면이다.


간단히 한 끼 해결하기 좋은 편의점의 특성과 컵라면이 잘 맞아 이곳에서 무한한 사랑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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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된 컵라면의 절반 정도는 편의점에서 팔릴 정도로 인기가 좋다. 그렇다면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팔린 컵라면은 무엇일까.


GS25, CU, 세븐일레븐의 2017년 컵라면 매출액 순위를 살펴보면 '육개장'이 두 곳에서 1위를 했다.


CU와 세븐일레븐에서 1위, GS25에서는 삼양 불닭볶음면에 밀려 2위를 했다. '육개장'이 국내를 대표하는 편의점 3사에서 상위권에 들어 '국민 컵라면'의 명성을 입증했다.


3. '육개장 사발면'과 '큰사발면 육개장' 맛이 다른 이유


사진 = 인사이트


농심의 '육개장 사발면'과 '큰 사발면 육개장'의 맛이 다르다는 소문이 있다. 인사이트 취재진의 확인 결과 3가지 차이점이 드러났다.


우선 면의 굵기가 다르다. '큰 사발면'의 면 굵기가 '작은 사발면' 굵기보다 약 0.05mm 두꺼웠다.


건더기 종류와 양에서도 차이가 난다. '큰사발면' 속에는 '소용돌이맛살' 2개, 대두단백 21개, 계란스크램블 20개, 건청경채 8개, 파 조각 60여 개가 들어있었다.


반면 '작은 사발면'에는 '소용돌이맛살' 3개, 그냥 맛살 3개, 계란스크램블 5개, 파 조각 50여 개로 구성돼 있었다.


스프의 색도 달랐다. '큰사발면'의 스프 색은 밝은 주황빛에 가까운 색을 띠는가 하면 '작은 사발면'의 경우 어두운 붉은색이었다.


사진 = 인사이트


농심 관계자는 "'육개장 사발면'과 '큰 사발 육개장'은 엄연히 다른 라면"이라고 말했다.


라면 용기 크기에 따라 면발, 건더기, 라면스프가 다르게 구성돼 맛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 농심 측 설명이다.


'큰 사발 육개장'의 면이 더 두꺼운 이유는 큰 컵에서 라면이 익는 속도를 고려해 작은 컵보다 두껍게 제작했기 때문이다. 


라면 스프의 색이 다른 이유는 지난 1995년 달라진 소비자의 입맛에 맞춰 스프를 재구성해 '큰 사발 육개장'을 출시했기 때문이다.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