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연 기자 = 국내에서 교육열이 가장 드센 강남구 대치동을 배경으로 한 JTBC 드라마 'SKY 캐슬' 어른들은 갑갑하다.
세상을 계급 체계로 이해하고 오직 출세만을 강조한다. 우정, 사랑과 같은 사사로운 감정은 감히 재고될 가치도 없다.
이들이 아이들에게 '공부'를 강요하는 건 그간 구축해 온 부와 명성을 그대로 세습하겠다는 욕심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어른들을 모아놓은 상징적 공간이 상위 1%를 위한 초호화 거주지 'SKY 캐슬'과 입시 명문 '신아고등학교'다.
제풀에 지칠 법도 한데, 아이들은 이 틈에서도 자신만의 신념과 가치관을 가지고 당당히 대응한다.
당신들이 보는 세상이 틀렸다며 시원하게 일침을 가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작가는 과연 아이들을 통해 어떤 말을 외치고 싶었던 걸까. 시청자의 속을 시원하게 했던 'SKY캐슬' 아이들의 사이다 발언을 만나보자.
1. "실패작은 아빠야"
차민혁은 하버드대학에 입학했다고 거짓말한 딸 차세리에게 폭언을 일삼았다.
그는 아내 노승혜와 실랑이 중에 "당신 정신 똑바로 차려라. 또 실패작 만들 거냐"라고 소리쳤다.
딸을 '실패작'이라 칭한 발언이었다. 그러나 차세리는 "내가 왜 실패작이야. 아빠야말로 실패한 인생이야"라고 당당히 받아쳤다.
이어 "존경받는 부모가 성공한 인생이라는데 너희들 아빠 존경해?"라며 동생들에게 물었고, 쌍둥이 형제는 "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차세리는 "봤지. 아빠? 실패작은 내가 아니라 아빠야. 아빠가 제일 불쌍해. 철저히 실패했어"라고 쏘아붙였다.
2. "피라미드는 중간이 제일 좋은 자리야"
차민혁의 '피라미드 이론'에 영감받은 진진희는 아들 우수한을 앉히고 꼭대기에 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수한은 예상치 못한 답을 내놨다.
그는 "피라미드에서는 미라가 맨 꼭대기에 있는 게 아니래. 중간에 무게 중심이 있대"라며 "중간이 제일 좋은 자리니 여기 있지"라고 설명했다.
아찔한 꼭대기가 무조건 좋지만은 않다는 우수한의 일침에 진진희와 남편 우양우는 말을 잇지 못했다.
3. "지구는 둥근데 세상이 왜 피라미드야!"
차민혁의 극단적인 이기주의에 질릴 대로 질린 막내아들 차서준.
그는 아버지의 사상을 그대로 반영한 피라미드 모형을 내팽개치며 "지구는 둥근데 세상이 왜 피라미드야!"라고 말했다.
차서준은 지구는 둥글고 온 세상 사람들은 동등하다고 배웠다. 자신의 가치관을 어지럽히는 아버지에 대한 항변이었다.
4. "남들이 알아주는 게 뭐가 중요해? 내가 행복하면 그만이지"
차세리는 클럽 MD인 자신을 못마땅해 하는 차민혁 앞에서 열변을 토했다.
그는 "대학 왜 가야 하는데? 열심히 돈 벌어서 내가 번 돈으로 클럽 하나 여는 게 꿈인데, 대학을 꼭 가야 돼?"라고 물었다.
이어 "남들이 알아주는 게 뭐가 중요해. 내가 행복하면 그만이지. 그니까 아빠 날 좀 존중해줘"라는 말로 엄마의 미소와 쌍둥이 동생들의 '엄지 척'을 끌어냈다.
5. "선생님은 월급 왜 받아요?"
김혜나는 매번 인터넷 강의로 수업을 때우려는 한국사 교사를 제대로 응징했다.
여느 때와 같이 설렁설렁 수업을 끝내려는 교사.
이에 김혜나는 "질문도 안 받으시고, 수업하기 힘드시죠. 그래서 인강으로 때우는 거 아니에요?"라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학비가 얼만데 수업 시간에 인강을 들어요. 선생님은 월급 왜 받으세요? 일한 대가로 받는 게 월급이잖아요"라는 그의 말에 교사는 말문이 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