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31일(토)

[신간] '세월호·블랙리스트' 다룬 현재진행형 비극 그린 나희덕 시인의 시집 '파일명 서정시' 출간

창비


[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등단한 이래 30년간 투명한 서정과 깊은 삶의 언어로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나희덕 시인이 4년 만에 신작을 펴냈다.


지난 15일 창비 출판사는 서정시마저 금지되었던 시간을 지나 오늘 우리가 새롭게 만나는 나희덕의 시 '파일명 서정시'를 출간했다고 밝혔다.


이번 책은 2014년 임화문학예술상 수상작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이후 4년 만에 펴내는 나희덕의 여덟 번째 시집이다.


책 속에서 시인은 사랑과 생명력으로 가득한 낯익은 세계에서 벗어나 블랙리스트나 세월호 사건과 같이 '지금-여기'에서 발생하는 비극과 재난의 구체적 면면을 시 속으로 가져온다.


표제작 '파일명 서정시'에서는 냉전기 구동독 정보국이 시인 라이너 쿤쩨를 감시하며 작성한 자료집('Deckname Lyrik', 파일명 서정시)을 소재로 차용한다.


이는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민간인 사찰이 자행된 우리의 현실을 서늘하게 꼬집고 있다.


시인은 서정시마저 불온한 것으로 여겨지는 세상에서 시 쓰는 일을 멈추지 않는 것으로 미처 하지 못했던 말 그러나 해야 하는 말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어이없는 죽음들부터 자본주의의 균일적 사고와 착취까지 절망과 파국의 현장을 낱낱이 들추는 폐허의 시편들.


이것이야말로 오늘 우리가 처음 만나는 나희덕의 시, 처음 만나는 시인의 '서정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