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은 1조 받고 좋아했는데"…'2조 2600억' 투자 이끈 쿠팡 김범석의 위엄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리딩 기업 쿠팡이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 겸 CEO가 이끄는 비전펀드로부터 20억 달러(한화 약 2조 2,600억원)의 투자를 받게 됐다.

입력 2018-11-21 11:32:08
김범석 쿠팡 대표 / 사진 제공 = 쿠팡


소프트뱅크 그룹 비전펀드로부터 20억 달러(한화 약 2조 2,600억원) 투자 유치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리딩 기업 쿠팡이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 겸 CEO가 이끄는 비전펀드로부터 20억 달러(한화 약 2조 2,600억원)의 투자를 받게 됐다.


이번 투자는 지난 2015년 6월 소프트뱅크의 10억 달러(한화 약 1조 1,300억원) 투자 이후 이뤄진 두 번째 투자이며, 해당 투자금은 국내 인터넷 기업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 겸 CEO와 김범석 쿠팡 대표 / 사진 제공 = 쿠팡


손 회장의 과감한 투자로 '실탄'이 장전된 쿠팡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어떤 바람을 불러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21일 쿠팡에 따르면 이번 투자를 결정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 겸 CEO는 "김범석 쿠팡 대표가 보여준 거대한 비전과 리더십은 쿠팡을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리더이자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인터넷 기업 중 하나로 성장시켰다"며 "고객들에게 계속해서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 쿠팡과 손잡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고객이 점점 더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생각하도록 만들 것"


김범석 쿠팡 대표는 "쿠팡은 그동안 고객의 삶을 획기적으로 편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 혁신을 위해 쉬지 않고 달려왔다"며 "우리는 소프트뱅크와의 파트너십에 힘입어 데이터와 물류, 페이먼트 플랫폼을 혁신할 것이며, 고객이 점점 더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생각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5위 규모인 한국 이커머스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으로 평가받지만 쿠팡, 위메프, 티몬 등 대표적인 이커머스 기업들은 낮은 상품 가격 유지로 인해 매년 누적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쿠팡


따라서 지속적인 투자 유치가 중요한데, 대부분의 이커머스 기업들이 매년 적자를 기록하는 만큼 '대규모 투자'는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쿠팡은 2조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이는 쿠팡이 경쟁사 대비 경쟁력을 더 높이는 계기가 됐다.


또한 '유통 공룡' 신세계와 롯데가 올해 이커머스 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상황이라 쿠팡은 여기에 대한 대비도 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신세계그룹의 쓱닷컴은 홍콩계 사모 투자 펀드(PEF)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미국 벤처 캐피탈 블루런벤처스(BRV)로부터 1조원 투자 유치를 받은 바 있다.


1조원 투자 유치 받고 기뻐하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사진 제공 = 신세계그룹


거대 유통 기업들도 이커머스 사업 성장에 주력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투자금을 바탕으로 쓱닷컴을 집중 육성, 국내 이커머스 시장 '1위' 기업에 오르겠다는 계획이다.


롯데도 지난 8월부터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 본부를 신설하고 그룹 내 유통사 온라인 채널을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이커머스 사업 본부에 5년간 3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뉴스1


이처럼 거대 유통 기업들이 이커머스 사업 성장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쿠팡의 이번 투자 유치 소식은 업계에 충격을 줬다.


특히 위메프, 티몬과 같은 비슷한 이커머스 기업들이 가장 큰 충격을 받았고, 이들은 내부적으로 "쿠팡과 비슷한 사업 모델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의 대규모 투자 유치를 계기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쩐의 전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쿠팡은 이번에 유치한 투자금을 바탕으로 물류 인프라 확대, 결제 플랫폼 강화,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등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