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범행으로 경찰도 치를 떨게 한 90년대 '묻지마 살인' 사건 4

90년대 범행 수법이 잔인해 경찰조차 치를 떨게 했던 4건의 살인 사건에 대해 정리해 봤다.

입력 2018-10-22 11:48:55
MBC 뉴스


[인사이트] 진민경 기자 =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살인사건들이 벌어졌다.


사건의 범인들은 대개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를 들며 무고한 시민들을 무참히 살해했다.


이들의 범행 수단이 잔인했다는 점에서 당시 경찰들도 치를 떨었으며, 사건이 알려지면서 대한민국 전체가 분노로 들끓었다.


이유도 모른 채 세상을 떠난 피해자들. 이들의 넋을 기리는 의미에서 90년대 일어났던 살인사건의 전후 상황과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 알아봤다.


1. 여의도 차량 난입 사건


1991년 10월 19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범인으로 검거된 김용제는 1970년생으로 선천적 약시가 있었다.


하지만 불우한 가정환경 탓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그는 학창시절에 계속해서 따돌림을 당했다.


이후 직장을 구한 뒤 그는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해고당하기 일쑤였다. 중국집 배달원부터 공장 직공 등 안 해본 일이 없지만, 항상 '눈'이 문제가 됐다.


주소를 보지 못하는 배달원과 매번 공장 기계에 부딪히는 직공을 너그럽게 대하는 사장은 없었다.


끝내 김용제는 화곡동의 한 양말공장에서 해고당한 뒤 세상에 대한 복수를 결심했다.


평소 양말공장 사장의 차 키를 복사해 지니고 다니던 그는 그 길로 차를 훔쳐 달아나 서울 여의도 공원에 난입했다.


이 범행으로 당시 자전거를 타고 있던 초등학생 지현일군과 유치원생 윤신재군이 그 자리에서 숨졌고, 현장에 있던 사람 21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후 김용제는 대법원에서 사형 선고를 받고 1997년 12월 30일 사형됐다.


2. 대구 나이트클럽 방화사건


MBC 뉴스


1991년 10월 17일 대구 서구 비산동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이 사건의 범인인 김정수는 1962년생으로 홀어머니와 함께 경북 금릉군 부항면에서 농사를 짓고 살던 농부였다.


그는 당시 월 200만 원의 수입을 올리는 등 당시 물가로 따졌을 때 부농에 속했다.


사건이 발생한 날 김정수는 고향 친구를 만나러 대구에 갔다가 나이트클럽 '거성관'까지 가게 됐다.


그런데 당시 나이트클럽 직원이 그의 옷차림이 누추하다는 이유로 출입을 거부했다.


결국 다른 술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게 된 김정수는 자신이 농부라서 나이트클럽 직원이 무시했다는 결론을 내린 뒤 인근 주유소에서 휘발유 6리터를 샀다.


그다음 나이트클럽에 불을 지르고 도주했다. 다행히 10분 만에 화재가 진압됐지만, 이 사고로 16명이 숨지고 13명이 부상을 입었다.


검찰은 김정수에게 사형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범행이 우발적이고 피해자들과 합의를 했다는 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3. 부산·울산·경남 연쇄 살인 사건


KBS 뉴스


1999년 6월에서 2000년 4월 사이 부산, 울산, 경남 지역에서 부유층이 잇달아 살해된 사건이다.


범인은 정두영으로, 그는 어릴 적 보육원에 버려진 뒤 같이 생활하는 이들에게 구타당하며 유년 시절을 보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정두영은 폭력적인 성향을 갖게 됐고, 이후 성인이 돼서는 범죄를 생계수단으로 삼았다.


그는 금품을 훔치다 적발되면 흉기나 둔기 등으로 잔혹하게 목격자를 살해했다. 1년 사이 그는 강도 행각 중 9명을 살해하고 10명에게 중경상을 입히며 전국을 공포에 휩싸이게 했다.


이후 경찰에 붙잡힌 뒤 조사 과정에서 "내 속에 악마가 있었던 모양"이라고 살해 동기를 밝혀 더욱 큰 충격을 줬다.


그는 2000년 12월 재판에 넘겨져 사형 선고를 받았다.


4. 지존파 살인 사건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1994년 9월 20일 추석 연휴 기간에 세상에 드러난 폭력조직 '지존파'가 일삼은 엽기적인 연쇄 살인 사건이다.


앞서 1993년 7월 두목 김기환을 주축으로 강동은, 강문섭, 김현양, 문상록, 백병옥 등 총 6명이 '지존파'를 만들었다.


이들은 사업가 부부를 살해한 것을 시작으로 배신한 조직원 1명 등 총 5명을 잔인하게 살해했다.


지존파는 전남 영광군 불갑면에 있는 한 단독주택을 아지트로 삼았으며, 담력을 키우겠다는 이유로 피해자의 인육을 먹기도 했다.


아지트에서는 피해자들을 감금했던 시설과 시신 소각용 화덕도 발견됐다.


이후 지존파 일당 6명은 모두 사형 선고를 받았고, 1995년 11월 2일을 시작으로 두목 김기환을 포함해 조직원 6명에 대한 사형 집행이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