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3일(화)

지금은 절대 불가능한 '7일 168시간' 1만원으로 버티는 예능 프로그램

소녀시대와 이승기 / MBC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7일 총 168시간 동안 '1만원'으로 식사를 해결할 수 있을까.


웬만한 식사 한 끼가 7천원을 넘고,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이 아무리 싸도 3천원은 하는 지금의 2018년에서는 불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종영된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7일 총 168시간'(일주일) 동안을 생활비 1만원으로 버티는 연예인들을 보여줬었다.


2003년 11월 15일 시작해 2008년 10월 2일 종영한 이 예능 프로그램은 바로 MBC '행복주식회사 - 만원의 행복'이다. 이 프로그램은 스타들에게 '1만원권' 지폐 한 장을 주고 그것만으로 일주일을 버티게 하는 내용을 다뤘다.


추자현 / MBC


하루 3끼는 반드시 먹어야 하고, 남의 음식을 그냥 가져다 먹는 것은 금지였다. 타인의 돈도 함부로 탐해서는 안 되기도 했다. 불가능할 것 같지만, 거의 모든 출연진은 버티기에 성공했었다.


미션을 통해 '빌붙기'를 두 세 번 정도 할 수 있었던 덕분도 있고, 집에 이미 있던 음식을 아침에 먹는 건 괜찮았기 때문도 있지만 무엇보다 지금과는 '물가' 상황이 많이 달랐던 덕분이다.


2008년에는 맥도날드 빅맥 세트의 가격이 3300원(지금은 4900원) 수준이었다. 담배 가격도 한 갑에 2500원이었고, 커피나 밥값도 지금보다 훨씬 저렴했다.


게다가 2008년 최저임금은 '3,770원'이었다. 지금은 그 당시보다 2배(정확히는 2배에 10원 모자란 7,530원)를 더 준다. 그만큼 물가가 더 높을 수밖에 없다.


빅맥 세트 / GettyimagesKorea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물가와 최저임금 상황이 크게 변한 덕분(?)에 '7일 총 168시간' 버티기는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물가가 비교적 저렴했던, 2008년 그리고 그보다 조금은 더 전 시대의 기억을 더듬고 있는 듯하다.


물론 '행복주식회사 - 만원의 행복' 출연자들이 연예인이고, 자가용을 타면 기름값을 버티기 비용에 포함하지 않고, 도시락을 싸가서 다른 음식과 교환하는 것 등도 허용됐기 때문에 가능했던 게 사실이다.


브라운아이드걸스 소속으로 만원의 행복에 출연했던 가인 / MBC


그런데 연일 물가가 오르고, 바나나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나라가 되고, 수박도 3만원에 달하는 요즘. 쌀 한가마도 17만원을 넘으며 역대 최고의 가격을 돌파한 요즘.


조금은 민망한 과정도 있었지만, 1만원으로 일주일을 버티는 이 프로그램이 누리꾼 사이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만원의 행복 '선예' 편에 출연했던 당시 원더걸스 멤버 현아 /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