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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 등 블록버스터 영화 1000편 번역한 '시라소니'

영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 오역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90년대에 외화 1400여편을 작업한 배우 겸 번역가 조상구가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인사이트시라소니로 분한 조상구 / SBS '야인시대'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오역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90년대에 외화 1400여편을 작업한 배우 겸 번역가 조상구가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조상구가 하필 이 시점에 누리꾼에게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의외성과 오역 두 가지 측면 때문이다.


우선 15년 전 방영된 드라마 '야인시대' 속 시라소니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만, 조상구가 영화 번역가였다는 사실은 여전히 모르는 이들이 많다.


특히 '매트릭스', '타이타닉', '맨인블랙', '히트', '로미오와 줄리엣', '레옹' 등 대작 영화에서 봤던 자막을 조상구가 번역했다는 점. 그는 또 중국어 번역가가 많지 않던 시절 ‘무간도’와 ‘화양연화’도 번역했다.


인사이트영화 '외인구단' 


조상구가 영화 번역을 시작한 이유는 생활고 때문이었다. 그는 1986년 예명(본명 최재현)이 되기도 한 이장호의 '외인구단' 투수 조상구 역을 맡으며 눈도장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배우 활동이 순탄치 못해 벌이가 나빴다.


이러던 중 헐리우드에 진출하고 싶어 선택했던 영문학 전공이 그에게 영화 번역이란 투잡의 길을 열어줬다.


영어 실력이 뛰어났던 것은 아니지만, 배우 생활을 하며 익힌 감으로 내놓은 영화 자막 번역은 인기를 끌었다.


인사이트영화 '타이타닉'


반면에 그의 창작 오역 논란은 지금까지도 유명하다. 특히 타이타닉처럼 영화관에서 재개봉 되는 명작이 많아 흑역사가 두고두고 소환되고 있다.


가장 유명한 오역은 영화 '히트'  마지막 장면에 로버트 드니로가 죽기 전에 하는 대사다. "내가 그랬지? 감옥에는 다시 안 돌아가겠다고 (I told you I'll never go home back)"란 대사를 조상구는 "내가 먼저 자네를 쏠 수도 있었어"로 전혀 다른 뜻으로 번역했다.


또 '레옹'에서는 영화 말미에 학교로 돌아간 마틸다가 화초를 심는 장면에서 "레옹, 우리 영원히 함께 있는 거예요"라고 상영됐는데, 실제 대사는 "우리는 여기에서 잘 지낼게요(I think we’ll be okay here, Leon.)" 정도의 뜻이었다. 


인사이트영화 '히트'


조상구는 시라소니로 유명해진 이후 배우 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번역가 활동을 중단했다. 


누리꾼들은 "시라소니 형님 문무를 겸비하셨네", " 자기 번역 철학인지 창작을 해버리는 경우가 많아 오역 레전드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