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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무에 시달리는 집배원들, 이제 현금 배송 업무까지 맡는다

현재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집배원들의 업무가 더 가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배다현 기자 = 살인적 업무량에 시달리는 집배원들이 이제 현금 배송 업무까지 맡게 됐다.


1일 우정사업본부는 고객에게 연금을 배달해주는 '공적연금 현금 배달 서비스'를 오는 5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우체국에서 예금 계좌 자동인출과 현금 배달을 약정한 뒤 배달 날짜와 장소를 지정하면, 집배원이 매월 연금을 고객 계좌에서 찾아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국민연금, 군인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별정우체국직원연금 등을 우체국예금 계좌로 받는 고객이라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배달 금액은 10만원부터 50만원까지 가능하며 1만원 단위로 지정할 수 있다. 서비스 이용 요금은 2,420원에서 5,220원으로, 배달 금액에 따라 달라진다.


이는 도서·산간 지역 등 교통이 불편한 지역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서비스다.


우정사업본부는 향후 고객 호응도에 따라 최소 금액을 낮추고, 다른 은행 계좌로도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사이트 연합뉴스


그러나 이로 인해 현재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집배원들의 업무가 더 가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불과 3일 전인 지난 26일, 서산에 있는 한 야산 인근에서 집배원 A(39)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차 안에서는 번개탄이 발견됐다. 유족들은 A씨가 업무 과중과 개인 신상 문제 등으로 힘들어했다고 진술했다.


집배 노조에 따르면 작년 한 해에만 5명의 집배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2013년부터 최근까지 사망한 집배원은 70명에 달하며, 이중 업무 스트레스 등으로 자살한 사람은 15명에 이른다.


인사이트 연합뉴스


한국노동연구원이 2017년 7월 1일부터 10일까지 전국 집배원 207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집배원들은 하루 평균 10.9시간, 주당 55.2시간, 월평균 239.1시간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 2869.2시간을 근무하는 것으로 우리나라 일반 노동자의 근로시간 2285시간(2014년 OECD 발표 기준)보다 580시간을 더 근무하는 셈이다.


이처럼 집배원의 근로시간 단축과 처우 개선이 시급한 때에 '연금 배송'이라는 새로운 서비스가 추가되면서 집배원들이 더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지는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배다현 기자 dahyeo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