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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 공장에 현장실습간 19살 아들이 죽은 채 돌아왔습니다"

산업체 현장실습을 나갔다가 목끼임 사고로 의식불명에 빠졌던 고등학생 이민호(18)군이 사고 발생 열흘만에 숨을 거뒀다.

인사이트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제주의 한 음료수 공장에 산업체 현장실습을 나갔다가 목끼임 사고로 의식불명에 빠졌던 고등학생 이민호(18)군이 지난 19일 끝내 숨을 거뒀다.


유가족들은 다시는 민호군처럼 현장실습에서 무고한 학생들이 희생되어선 안 된다며 눈물을 쏟았다.


20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9일 제주에서 현장실습을 받던 이민호군이 사고 발생 10일 만에 사망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앞서 지난 9일 오후 1시 50분께 민호군은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한 음료수 공장에서 실습을 하다 제품 적재기 벨트에 목이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함께 있던 다른 학생이 이를 발견하고 직원에게 알려 곧바로 구조됐지만,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이 사고로 제2경추와 흉골이 골절된 민호군은 뇌가 많이 손상됐고. 결국 사고 열흘 만에 다발성 장기부전과 심폐 정지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좌) SBS 천사의 유혹, (우) SBS 피고인 


노컷뉴스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하기 하루 전 민호군의 어머니 A씨는 아들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민호군은 저녁 먹고 8시 30분까지 연장근무가 있다는 말을 A씨에게 남겼다. 이것이 아들과의 마지막 통화였다.


평소에도 민호군은 저녁을 자주 거르며 일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는 매번 밥 먹고 일하라며 잔소리를 늘어 놓았지만, 아들은 "물량 맞출게 있다"며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추석 전에는 기계 고치러 높은 곳에 올라갔다가 떨어져 응급실을 가기도 했었다.


어머니는 열악하기만 한 현장실습 공간이 걱정됐다. 그리고 얼마 뒤 멈춘 기계를 점검하려던 아들은 갑자기 기계가 재작동하면서 큰 변을 당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유가족들은 현장실습을 갔다가 차가운 주검이 돼버린 민호군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민호군의 이모 B씨는 "왜 자꾸 이런 일이 발생하냐"며 "산업체도 문제 있지만 이 제도를 만들어 제대로 관리못한 교육청이 가장 밉다"고 노컷뉴스에 밝혔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도 민호군이 사망한 날 성명을 내고 학생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파견형 현장 실습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견형 현장실습제도는 학교와 업체가 계약을 맺고 학생들의 빠른 사회진출을 위해 학교 수업 대신 업체에서 실습 교육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인사이트11일 특성화고등학생 권리 연합회 창립대회 / 연합뉴스


고용창출이라는 좋은 의미로 도입됐지만 전공에 맞지 않는 부서에 학생들을 배치하거나, 위험하고 사람들이 기피하는 업무를 맡겨 여러 차례 논란이 됐다.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경우도 허다했다. 실제로 지난 2010년 광주 기아자동차에서 주 70시간 이상 일하던 현장실습생이 뇌출혈로 사망해 큰 충격을 주었다.


올해 초 통신사 콜센터에서 일하던 여고생 역시 실적 압박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민주노총 측은 "사업장 내 취약한 지위에서 위험업무에 내몰리는 파견형 현장실습제도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경찰은 제주도교육청과 학교 등에 현장실습 관련 서류를 요청하고, 사고가 발생한 업체 관계자 등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할 예정이다.


음료 공장 현장 실습 중 기계에 목 끼어 혼수상태 빠진 고등학생음료 공장에서 현장 실습을 받던 제주의 한 고등학생이 기계 벨트에 목이 끼어 중태에 빠졌다.


'콜센터 여고생 자살' 5개월 지났는데 여전히 사과없는 LG유플러스콜센터 실습생 여고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5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LG유플러스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