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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의인' 故 남윤철 교사 부모님이 '의사자' 신청 안한 이유

故 남윤철(당시 35살) 단원고 교사의 유가족이 그의 의사자 지정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YTN


[인사이트] 문지영 기자 = 세월호 참사 당시 학생들의 탈출을 돕다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고(故) 남윤철(당시 35세) 단원고 교사의 유가족이 그의 의사자 지정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존 학생들의 증언에 따르면 세월호가 침몰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남 교사는 선실 비상구 근처에 있었다.


하지만 그는 물이 차오르는 상황에도 탈출하지 않고 제자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히고 서둘러 갑판으로 올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남 교사는 학생들이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이자 "걱정 말고 침착해라. 그래야 산다"며 독려했지만 정작 본인은 참사 다음 날인 17일 오전 9시20분쯤 선체 후미 쪽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그로부터 약 3년 후인 지난 23일, 그야말로 '상처투성이'가 된 세월호가 물 위로 떠올랐다.


인사이트고(故) 남윤철 단원고 교사의 아버지 남수현씨와 어머니 송경옥씨 / 연합뉴스


처참한 모습의 세월호를 접한 남 교사의 어머니 송경옥씨는 2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고 이후 유가족의 근황과 함께 아들의 의사자 지정을 포기한 이유를 밝혔다.


송씨는 일상으로의 복귀가 힘겨울 만큼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남 교사의 아버지 남수현 전 충청대 교수는 지병이 더 악화했고 송씨는 상담·심리치료까지 받아야 할 정도였다.


특히 송씨는 아직도 차디찬 바닷속에서 애타게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 아들의 학급 제자 2명과, 아들과 함께 숨진 동료 교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또 송씨는 아들과 함께 학생들의 탈출을 돕다가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단원고 故 고창석 교사를 떠올리면 송씨는 더욱 마음이 미어진다고.


인사이트고(故) 남윤철 단원고 교사의 묘지 / 연합뉴스


그래서 송씨 부부는 유족에게 보상금과 의료 급여, 교육보호, 취업보호 등의 예우가 주어지는 아들의 의사자 지정 신청도 포기했다.


송씨는 "숨진 동료 교사들 역시 제자들을 위하는 마음은 모두 똑같았을 텐데 아들만 의사자로 지정해달라고 나서는 게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루빨리 미수습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산 단원고에서 영어교사로 재직하던 남 교사는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마지막까지 제자들을 구하다 35살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해 많은 이들에게 의인으로 기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