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문 수정' 인정한 최순실…"대통령 철학 알아 의견 제시"
'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검찰 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등을 수정한 의혹에 대해 시인했다.
[인사이트] 배수람 기자 = '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검찰 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등을 수정한 의혹에 대해 시인했다.
11일 검찰은 서울 중앙지법에서 열린 최 씨의 2차 공판에서 공개한 피의자 진술 조서를 통해 박 대통령의 연설문과 말씀 자료 등에 최 씨가 의견을 제시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최 씨는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구체적으로 박 대통령의 마음을 표현하는 부분을 주로 수정했다.
검찰 조사에서 최 씨는 "대선을 치를 때부터 선거활동을 도와드리며 연설문, 말씀 자료와 관련해 의견을 줬다"고 진술했다.
이어 대통령 국무회의 발언 등과 관련해서는 "내가 철학자도, 전문가도 아니라 전체 말씀 자료를 다 쓸 수 있는 건 아니고 만들어진 내용의 문맥을 고쳐주거나 평소 대통령 철학을 잘 알기 때문에 의견을 제시했을 뿐이다"고 말했다.
이 같은 최 씨의 진술을 공개하면서 검찰은 "결국 국민은 대통령 말을 통해 최순실의 철학을 들은 게 아닌가"라며 씁쓸함을 토로했다.
최 씨의 박 대통령 연설문 수정 작업은 최 씨가 독일로 출국할 때까지 계속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통해 그동안 태블릿 PC 사용법조차 모른다고 주장했던 최 씨가 컴퓨터를 이용해 문서 작성 등 간단한 작업 등을 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
한편 이날 진술에서 최 씨는 자신이 미르·K스포츠재단을 사실상 장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인정했다.
배수람 기자 baebae@insight.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