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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가 동서를 너무 쥐잡듯이 잡아요"

매일같이 시어머니에게 구박받는 동서의 사연을 알게 된 뒤 동서를 살뜰히 챙기게 된 한 여성의 사연이 훈훈함을 자아내고 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시어머니에게 구박받는 동서를 살뜰히 챙기는 한 여성의 사연이 훈훈함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어머님이 동서를 너무 잡아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결혼 3년 차인 글쓴이 A씨는 29살인 동갑내기 동서가 있다고 소개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A씨는 "결혼하기 동서를 처음 봤을 때부터 사람이 참 곱고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더라"며 자신의 손을 꼬옥 잡고 "형님~ 형님~"하던 동서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이후 A씨는 결혼한 뒤에도 동서랑 친자매처럼 우애 깊게 지내던 A씨는 어느날 동서에게서 뜻밖의 얘기를 듣게 됐다. 동서가 '꺼이꺼이' 울면서 털어놓은 것은 그동안 시어머니 때문에 느낀 서러움이었다.

어릴 때 어머니를 여의고 가장 역할을 해왔던 동서는 대학교 졸업반일 때 만난 남편(A씨의 시동생) B씨와 연애하다가 예기치 못한 임신을 하면서 급하게 결혼식을 올리게 됐다.

그렇게 시집살이를 시작한 동서는 심한 스트레스에 2번이나 유산을 했고 그럴 때마다 시어머니는 "하찮은 몸뚱어리로 우리 아들 발목 잡았다"는 말과 온갖 욕설을 들었다.

그 후에도 동서가 당한 수모는 끝이 없었다. 동서는 시어머니의 등쌀에 회사를 그만두기도 했으며 명절에 '친정'이란 말을 입에 올리기만 해도 "본데없이 컸다. 어디서 못 배운 거 티 내느냐"는 타박을 들었다.

이 같은 동서의 사연을 듣던 A씨가 "그걸 왜 참고 살았냐"고 했더니 동서는 "시집오기 전날 울면서 밤새우시던 우리 아빠가 마음 아파하는 걸 볼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A씨는 동서를 위해 나섰다. A씨는 설 연휴에 명절 음식을 남편과 시동생에게 들려보내고선 동서와 영화를 보기도 하고 동서가 친정에 다녀올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

시어머니는 또다시 동서에게 "여자가 친정 가는 게 무슨 경우냐"고 윽박질렀고, A씨가 반박하자 평소에도 '친정집이 잘산다'는 이유로 A씨를 함부로 대하지 못했던 시어머니는 이내 꼬리를 내리고 말았다. 

처음으로 친정에 가게 된 동서는 펑펑 울면서 연신 A씨에게 고마워했다. 마지막으로 A씨는 "이번 추석 연휴에도 설날 때처럼 할 것"이라며 "시어머니의 갑질을 끊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A씨의 남편은 "내가 너무 심한 건가"라는 A씨의 말에 "아니다. 동서와 좋은데 가서 맛있는 거 먹고 오라"며 앞으로도 동서와 사이좋게 지낼 것을 권유했다고 한다.

 

김예지 기자 yeji@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