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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이라는 이유로 후배 잡는 대학생들의 '똥군기' 문화

'지성의 요람'인 대학교에서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온갖 가혹 행위가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


신입생에게 이물질 섞인 술을 뿌려 논란을 일으킨 환영회 모습 / 사진제공 = 제보자 A씨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지성의 요람'인 대학교에서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온갖 가혹 행위가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

 

최근 부산의 한 대학교에서는 '학교 전통'이라는 이유로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가래침과 담배꽁초 등의 이물질 섞인 술을 몸에 뿌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일으켰다.

 

선배들이 뿌리는 술을 온몸으로 맞은 신입생 후배들의 머리는 술로 흥건하게 젖었고, 바닥에는 음식물이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어 큰 충격을 줬다.

 

또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는 환영회에 참석한 후배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해 턱뼈가 부서지는 전치 6주의 중상을 입히는 등 대학 내 가혹 행위는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지성인으로 성장해야 할 대학생들이 '학교 전통'이라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오랜 악습을 그대로 대물림하고 있는 것이다.

 

신입생 환영회와 MT 등 학생회에서 진행하는 행사가 음주와 성추행 등 군기 잡는 일명 '똥군기' 문화의 온상이 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신입생 후배들을 집합시켜 막걸리 세례하고 있는 모습 / Facebook 

 

선후배 사이에서 폭언과 폭행은 물론이고 성추행까지 벌어지고 있으니 그저 서글프고 아쉽기만 하다.

 

가혹 행위로 몸살을 앓아왔던 군대 내에서는 최근 구타 근절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뤄져 예전과는 크게 달라졌다고 한다.

 

그런데 유독 대학교 내에서의 불합리한 문화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어 답답할 뿐이다.

 

그렇다고 비단 학생들에게만 문제가 있다고 비난하면 안된다.

 

오히려 학교 측에 더 큰 책임이 있다고 본다. 문제가 벌어지면 조용히 무마하고 넘어가려는 학교와 교육 당국의 무책임한 태도가 더 큰 문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잘못된 '똥군기' 문화의 대물림을 끊고 '지성의 요람'이라는 대학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려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