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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늙어 아이랑 놀 수 없었던 반려견은 '눈물'만 흘렸다

함께 놀자며 방긋 웃는 아이를 보고 강아지는 그저 나지막이 울부짖을 뿐이었다.

인사이트Imgur 'LeonidasTheSpartan'


[인사이트] 서윤주 기자 = 함께 놀자며 방긋 웃는 아이를 보고 강아지는 그저 나지막이 울부짖을 뿐이었다.


지난 12일 이미지 공유 사이트 이머저(Imgur)에는 슬픈 눈으로 아기를 쳐다보고 있는 늙은 반려견의 사진이 올라왔다.


자신만을 예뻐해 주던 주인의 배가 어느덧 남산만 하게 부풀어 올랐다.


강아지는 그 안에서 새 생명이 자라고 있으며, 자신이 그 아이를 무척이나 사랑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리고 주인의 주위를 맴돌았다.


긴 기다림 끝에 주인을 똑 닮은 아이가 태어났다. 그리고 강아지는 예상했던 것처럼 그 아이에게 푹 빠져버렸다.


누워서 칭얼거리던 아이는 어느덧 뒤집기를 했고, 이내 집 안 곳곳을 기어 다니기 시작했다.


강아지가 그간 아이를 지켜보며 열심히 구상해뒀던 일을 시행할 때가 온 것이다.


'만나면 함께 넓은 정원을 뛰어다녀야지, 아끼던 장난감도 다 줘야지...'


생각해둔 것은 너무도 많았지만 야속하게도 이제는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아이가 자라는 동안 녀석도 나이를 먹었기 때문이다.


햇볕이 따스하게 내리쬐던 어느 날 강아지는 아이와 함께 마당으로 산책을 나가는 주인을 따라나섰다.


아이는 신이 났는지 소리를 지르며 마당을 기어 다니기 시작했다. 강아지는 그 모습을 매우 슬프게 혹은 평화롭게 바라보고 있었다.


어느새 다가온 아이가 강아지의 앞에서 꺄르르 웃었다. 그 목소리가, 표정이 "자기와 함께 놀자"고 말하는 것을 강아지는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강아지는 나지막이 울부짖었다. 그것은 마치 "아가 미안해. 내가 너무 늙어버려서 너와 놀아줄 수가 없어"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강아지의 슬픈 고백은 한동안 계속됐지만, 아이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더니 곧 자리를 떴다. 그게 녀석을 더욱 슬프게 만들었다.


서윤주 기자 yunju@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