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15℃ 서울
  • 15 15℃ 인천
  • 13 13℃ 춘천
  • 10 10℃ 강릉
  • 15 15℃ 수원
  • 17 17℃ 청주
  • 17 17℃ 대전
  • 13 13℃ 전주
  • 17 17℃ 광주
  • 16 16℃ 대구
  • 15 15℃ 부산
  • 16 16℃ 제주

7살 소년이 죽기 전 절친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

이 편지를 끝으로 내일모레면 8살이 될 수 있었던 소년은 '영원한 7살'로 남게 됐다.

인사이트(좌) Theladbible, (우) 기사와 관련없는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서윤주 기자 = "이게 내 마지막 편지가 될 거야. 왜냐하면 네가 이 글을 읽을 때쯤이면 나는 이미 천국에 가 있을 거거든"


이 편지를 끝으로 내일모레면 8살이 될 수 있었던 소년은 '영원한 7살'로 남게 됐다.


지난 3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래드바이블은 죽음을 앞둔 7살 소년이 제일 친했던 친구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를 소개했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 플리머스 지역에 살고 있던 소년 마샬 클라크(Marshall Clark)


그는 3년 전부터 퇴행성 신경질환 중 하나인 '바텐 병(Batten disease)'을 앓았다.


마샬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침대에 누운 채 할머니의 손을 빌려 친한 친구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것뿐이었다.


인사이트Theladbible


그런데 그것도 병의 증세가 점차 악화되면서 힘들어졌다. 파르르 떨리는 몸을 겨우 추스르며 누워있는 것도 어린 마샬에게는 너무 고된 일이었다.


끔찍한 시간이 지나가고 어느 날 평온이 찾아왔다. 마샬은 친구가 자신의 편지를 기다릴 것이라며 할머니를 재촉했다.


할머니가 컴퓨터 앞에 앉자 마샬은 숨을 한 번 고르고 친구에게 보낼 편지를 읊었다.


"친구야 안녕? 많이 기다렸지? 안타깝지만 이게 내 마지막 편지가 될 것 같아"


순간 열심히 움직이던 할머니의 손이 멈췄다. 그 모습을 본 것인지 못 본 것인지 마샬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인사이트Theladbible


"왜냐하면 네가 이 글을 읽을 때쯤이면 나는 이미 천국에 가 있을 거거든. 그런데 걱정하지마. 할머니가 그랬는데 거기에 가면 마음대로 미끄럼틀도 탈 수 있고, 딸기도 먹을 수 있대. 장난 아니지?"


마샬은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마치 그 일들을 실제로 일어난 것처럼.


"그런데 그렇게 잘 지내다가 갑자기 여기에 있는 사람들이 너무 보고 싶어지면 어떡하지? 할머니는 내가 용감한 아이라 잘 버틸 거라고 했는데 그건 좀 힘들 것 같아"


할머니는 입술을 잘근 씹으며 떨리는 손으로 손자의 말을 받아 적었다.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쓰며.


"그동안 나를 사랑해줘서 나의 친구가 되어줘서 정말 고마워. 이건 진심이야. 할 말이 많은데 이제는 작별 인사를 해야 할 것 같아. 이제 이 자유롭지 못한 몸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찾아야지"


인사이트Theladbible


마샬의 목소리가 떨렸다. 작별 인사를 하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이었는지 그는 미처 알지 못했나 보다.


"친구야. 너를 정말 너무 많이, 말로 다할 수 없을 만큼 사랑해"


할머니는 끝내 울음을 참지 못하고 오열했다. 마샬도 덩달아 울었다.


그로부터 며칠 뒤 마샬은 세상을 떠났다. 8번째 생일을 며칠 앞둔 날이었다.


할머니는 손자의 마지막 편지를 오래 간직하고 싶어 자신의 SNS에 올렸다. 그러자 그 글 밑에 수많은 사람들의 댓글이 달렸다.


아마 그런 사람들 덕분에 마샬의 마지막 길이 마냥 외롭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서윤주 기자 yunju@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