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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으로 죽어가는 아들과 '마지막 인사' 나누는 노모

노모는 숨이 멎기 전 자신에게 계속해서 "죄송하다" 말하는 아들의 몸을 아무 말없이 세게 움켜잡았다.

인사이트Mirror


[인사이트] 서윤주 기자 = 노모는 숨이 멎기 전 자신에게 계속해서 "죄송하다" 말하는 아들의 몸을 아무 말없이 세게 움켜잡았다.


이렇게라도 하면 붙잡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자신을 떠나지 않을 것 같아서. 엄마는 아들을 더욱 세게 부여잡았다.


지난 20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미러는 죽어가는 아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노모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간암 판정을 받은 66살 남성은 요 몇 달 간 간호사가 투여하는 모르핀에 의지해 목숨을 연명했다.


90살 노모는 자신의 몸을 움직이는 것도 버거우면서 거실에 꼼짝 않고 누워있는 아들을 묵묵히 돌봤다.


"내 배 아파 낳은 자식이니 내가 책임져야지"라고 말하는 엄마에게 아들은 "못난 자식이라 죄송합니다"라는 말 밖에 할 수 없었다.


그렇게 끝날 것 같은 투병 생활이 계속되던 중 매일 집으로 오던 출장 간호사가 노모를 조용히 불렀다.


간호사는 "이제 모르핀으로도 소용이 없습니다. 마음의 준비를 하세요"라고 말했다.


노모는 병색이 짙은 아들을 텅 빈 눈동자로 쳐다봤다. 아들은 거기에서 자신의 운명을 직감했다.


아들이 먼저 쓸쓸한 표정을 지으며 "그간 죄송했습니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네자 노모는 자신의 몸을 던지다시피 아들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는 그의 몸을 꼭 부여잡았다. 행여나 아들이 당장 떠날까봐. 힘없는 노모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뿐이었다.


그런 노모의 마음을 너무나도 잘 알았던 아들은 그녀의 팔을 꼭 움켜쥐고 "먼저 가서 죄송합니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너무 빨리 오지는 마세요"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긴 숨을 한 번 내뱉고 아들은 먼저 세상을 떠났다. 노모는 자신의 아들이 떠났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의 곁을 떠나지 못했다.


먼저 간 아들을 원망하고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죽으면서까지 아들 걱정을 하지 않아도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노모는 차게 식어가는 아들의 귀에 속삭이듯 말했다.


"너를 만나서 행복했다. 다음에 또 보자꾸나"


서윤주 기자 yunju@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