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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편이 어려운 서울대생은 왜 '국가근로장학금'을 포기했을까

자신을 '기초생활수급자'라고 밝힌 한 서울대생이 '국가근로장학금'에 대한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인사이트(좌)연합뉴스, (우)페이스북 캡처


[인사이트] 성보미 기자 = 자신을 '기초생활수급자'라고 밝힌 한 서울대생이 '국가근로장학금'에 대한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지난 19일 서울대에 재학중인 A씨는 "처음으로 국가근로장학금 신청을 하지 않았다"며 "어차피 안될 것이 뻔했기 때문"이라고 서울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 글을 남겼다.


A 씨는 전액 국가장학금을 받으며 매월 30만원 생활비 장학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에게는 이 마저도 녹록치가 않다.


한달 30만원으로는 가족들과 살아갈 생활비로는 빠듯해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야하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면 수급자 자격이 박탈되기 때문이다.


이때 A 씨는 '국가근로장학금'이라는 꿈같은 기회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1학년 첫 학기 때부터 이에 지원했다.


하지만 A 씨는 학교 측으로부터 "전에 일하던 학생이 그만둬야 T.O가 생긴다"는 말을 전해 들은 뒤로 무려 2년 반동안 기약없이 기다려야 했다. 그는 그간 꾸준히 국가근로장학금을 신청했지만 단 한 번도 혜택을 받지 못했다.


이에 A 씨는 "우리 학교 근로장학시스템은 차상위계층인 내게 우선순위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인맥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런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A씨의 글은 2천여명이 '좋아요'를 누르며 서울대를 비롯한 타대학생들에게도 큰 공감과 관심을 끌어냈다.


이처럼 대다수의 대학생들이 '국가근로장학금' 시스템에 불합리성을 느끼고 있음에도 그 어디서도 해당 이슈는 공론화되지 않고 있다.


애초에 '국가근로장학금'의 취지는 학생들이 느낄 학비 부담을 줄여 학업에 전념하기 위한 것이나, 실질적으로 학생들 사이에선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교내에서 '근로'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는 이야기가 종종 거론되고 있다.


또한 댓글에 따르면 "교외 근로도 찾아보면 시급도 더 많고 어디에 T.O가 나오는지 알 수 있다"며 관련 정보를 공유했고 해당 댓글 아래로 "정보 고맙다"는 대화가 오갔다.


이는 학교 측 역시 교내외의 근로 정보를 원활하게 공유하지 않았다는 것으로도 추측된다.


어렵게 대학 문을 들어선 학생들이 보다 학업에 집중할 수 있기 위해서는 학교 측의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