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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이 분석한 한국에서 영화 '바비'가 유독 인기 없는 이유

외신은 한국에서 바비가 성공하지 못한 이유를 '페미니즘에 대한 부정적 정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인사이트영화 '바비'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영화 '바비'가 글로벌 흥행 수익 10억 달러(한화 약 1조 2,836억 원) 돌파를 목전에 두며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한국에서 만큼은 이야기가 다르다. 한국 영화진흥위원회가 운영하는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KOBIS)에 따르면 바비의 현재 누적 관객수는 약 47만명이다.


이는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 원'이 360만명을 넘긴 것에 비하면 '흥행 실패'라 볼 수 있을 정도다.


외신은 한국에서 바비가 성공하지 못한 이유를 '페미니즘에 대한 부정적 정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인사이트영화 '바비'


2일(현지 시간) 영국 매체 가디언은 "한국에서 '바비'가 부진하다"며 "페미니스트라는 꼬리표가 붙을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의 여성 인권 운동가 심해인씨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페미니스트 유머가 담긴 여성 중심의 영화는 여전히 금기시되는 주제라는 점을 '바비'가 분명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이 이 영화를 보러 가는 것을 망설일 수 있다"며 "페미니즘이라 단어는 한국인들에게 불편한 단어로 여겨진다"고 지적했다.


또한 "사회가 오랫동안 가부장적으로 지속되어 왔다는 점을 직면하는 것에 많은 이들이 불편해한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영화 '바비'


매체는 "한국은 여전히 매우 가부장적이고 선진국 중 성평등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받고 있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심하고 이코노미스트지의 '유리천장 지수'에서도 최하위"라고 설명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한국인은 원칙적으로 젠더 평등에 동의할지 모르지만, 보수적 사회 일각에서는 '급진적 페미니즘'으로 인식되는 것에 대한 강한 반발이 있다"며 "바비에 민감한 주제가 눈에 띄게 드러나기 때문에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지난 수년에 걸쳐 한국의 남성 위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페미니즘이 급진적 행동과 결부돼 부정적 개념으로 자리 잡게 됐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지난 2019년 시사IN이 여론조사 전문기업 한국리서치와 함께 진행한 설문조사를 인용해 "20대 남성의 62.3%가 페미니즘이 양성평등을 위한 운동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20대 남성의 78.9%가 '여성우월주의'라는 말에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영화 '바비'


그러나 영국 출신 한국영화 평론가인 제이슨 베셔베이스는 "일부 여성 주도 영화들이 흥행에 실패할 때마다 페미니즘 반대론자들의 공격이 있겠지만 바비의 부진에 유일한 이유는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사실 여성 배우가 다수 출연하는 한국 영화 '밀수'는 현재 박스오피스 1위다"라며 "한국은 독특한 시장이다"고 강조했다.


베셔베이스는 그 예시로 '스타 워즈'를 꼽았다. 스타 워즈는 미국 대중문화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한국에서는 매니아 일부만 열광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