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15℃ 서울
  • 15 15℃ 인천
  • 13 13℃ 춘천
  • 10 10℃ 강릉
  • 15 15℃ 수원
  • 17 17℃ 청주
  • 17 17℃ 대전
  • 13 13℃ 전주
  • 17 17℃ 광주
  • 16 16℃ 대구
  • 15 15℃ 부산
  • 16 16℃ 제주

"어차피 안 볼 사람들"...직장 동료 경조사비 안낸지 4년 넘었다는 직장인의 논리

직장 동료의 경조사를 4년 넘게 챙기지 않은 직장인이 "어차피 안 볼 사람들"이라는 이유를 들며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지난 몇 년간 축의금으로만 수백만원을 지출한 직장인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됐던 지난 몇 년간, 결혼식을 올린 커플들은 '하객 수 제한'이란 발목에 붙잡혀 뜻대로 손님들을 초대하지 못했다.


이들은 지인들에게 청첩장을 나누며 현장에 초대하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직장인 A씨는 회사 동료들의 결혼식 초대를 받을 때마다 자리에 참석하지 못하는 대신 마음을 담은 축의금만 전달했다.


그러다 최근, A씨는 그동안 자신이 냈던 축의금 내역을 정리하고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지난 2년간 몇백만 원에 달하는 금액을 참석하지도 못한 결혼식 축의금으로 낸 것이다.


금액을 확인한 A씨는 "이걸 모았으면 자동차 할부금을 갚았을 텐데"라며 씁쓸해했다. 그러면서 옆자리 동료에게 "그렇지 않아요?"라 물었더니, 그로부터 뜻밖의 답변이 돌아왔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 동료가 설명한, 직장인 동료 경조사를 챙기지 않는 이유


직장 동료는 "자신은 경조사비를 안 낸 지 4년이 넘었다"면서 A씨의 한탄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어차피 여성들은 결혼하면 직장을 그만두고 남성들은 축의금을 냈다는 인사도 하지 않는다"며 경조사비를 내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부서를 이동하거나 회사를 옮기거나 하면 더 이상 볼 사람들이 아니다"며 직장 동료들에게 선을 그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물론 그가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부터 경조사비를 내지 않은 것은 아니다.


A씨의 동료는 사회 초년생 시절에는 직장 동료의 경조사비를 챙겼다. 하지만 정작 본인이 돈을 전한 사람들 중 연락이 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했다.


또 자신의 부모가 돌아가셨을 때 이들은 오지 않았으며 돈을 보내준 사람이 없었다고 말하며 "다 부질없구나 싶어 그 뒤로는 내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동료의 말을 들은 A씨는 "나도 저렇게 살 걸 싶더라"면서 "맞는 말이긴 하잖아"라고 공감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의 말에 일부 누리꾼들은 공감을 표하는가 하면, 또 반대의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공감을 표한 이들은 "친한 친구 사이도 아니고 직장 동료면 그럴 수 있지", "요즘 누가 한 직장에 오래 몸을 담는다고", "나도 여태 여러 직장 다니면서 동료들 결혼할 때마다 축의금 줬는데 지금은 연락 안 하고 지냄"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반대의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이들은 "너무 인간미 떨어지는데", "일부 경조사비를 안 준 사람들이 너무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직장 동료 경조사를 안 챙길 수 있나?", "사회생활 어떻게 하려고 저러지" 등의 댓글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사회가 변하면서 변화의 물결 일렁이는 '경조사비'


최근 결혼을 하지 않는 '비혼' 인구가 늘고 있는 점,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점 등 사회적 가구의 변하며 덩달아 경조사비에 변화의 물결이 일렁이고 있다.


이는 경조사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드러났다. 직장인 10명 중 9명이 경조사 참석에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지난 2019년 벼룩시장이 직장인 219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직장인 93.2%가 '경조사 참석이 부담스럽다고 느껴본 적이 있다'라고 답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경조사 참석이 부담스럽다고 답한 이유로는 응답자의 35.6%가 '왕래가 없다가 갑자기 연락이 와서'를 1위로 꼽았다.


이어 '금전적으로 부담스러워서' 29.3%, '너무 멀거나 교통이 불편해서' 24%, '돌려받을 일이 없는데 지출만 하는 것 같아서' 6.5% 순이었다.


그러면서 참석하기 부담스러운 경조사에 대해 직장인 절반 이상인 54.5%는 '친구, 지인을 통해 경조사비만 낸다'고 답했다. 뒤를 이어 23.7%는 '어쨌든 초대를 받았으니 참석한다'라고 답했다.


가지 않고 '그냥 넘긴다'는 답변도 21.8%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