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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회서 '자랑' 하려고 아우디 중고차 질렀다가 폭망한 '아싸' 남성

한 남성이 '수입차 타는 능력男' 코스프레를 하려다 처절하게 실패하고 만 이야기가 끌올되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나만 모르는 상태에서 15번이나 열렸던 초등학교 동창회에 초대받은 한 남성.


그는 학창 시절에도 조용한 아이로 분류가 됐던 터라 동창회에 오라는 말이 퍽 어색했다. 대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친구를 사귀지 못할 정도로 '아싸' 기질을 타고난 그이기에 떨리기마저 했다.


약속 장소는 엄마·아빠가 사는 동네. 서울에서 왕복 5시간 거리였다. 그래서 차를 타고 가야 했다. 당시 그의 차는 아반떼HD였다.


그는 "직장에 자부심도 있었고 가오도 잡고 싶었다"라며 "애들한테 잘 보이고 이참에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아우디A6 14년식 7만km 탄 거 2,800만원에 질렀다"라고 말했다.


'수입차를 타는 능력남' 코스프레를 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부푼 꿈을 안고 간 동창회 자리에서 그는 여지없이 아싸 기질을 폭발시켰다.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했다. 술을 마신 덕분에 말이 많아지기는 했지만 악영향만 미쳤다.


인터넷을 통해 쌓은 해외 국가, 축구팀, 축구선수 관련 잡지식을 늘어놓았다. 이른바 '수요 없는 공급'을 남발했다.


결국 한 친구가 "많이 마셨어? 취했구나. 나가서 바람 좀 쐬고 와"라며 자리에서 쫓아내는 데 이르렀다.


다시 들어간 그는 적당히 이야기하며 분위기를 맞추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이 다짐은 "너 차 샀다며?"라는 친구의 질문으로 인해 눈 녹듯 사라져버렸다.


아우디 자랑을 마구 늘어놓았다. 또 수요 없는 공급이 이뤄졌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결국 한 친구가 많이 취했으니 집에 가라고 등을 떠밀었다. 직접 대리도 불러줬지만 배웅은 하지 않았다. 그는 쓸쓸히 자리를 떠야만 했다.


쓸쓸함을 안고 차에 오른 그는 그 쓸쓸함도 마저 느끼지 못했다. 중고로 산 아우디A6가 시동이 안 걸렸기 때문이다.


그는 "대리기사님 대리비 그냥 드리고 시골집으로 울면서 걸어갔다"라며 "출근을 위해 서울에는 기차를 탔다. 차는 일주일 만에 다시 팔았다"라고 말했다.


처음 샀던 곳에 다시 팔려고 했더니 중고차 딜러가 1,700만원을 부르길래 다른 곳에 1,900만원을 받고 팔았다고 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결국 그는 폼 한번 잡아보려다 900만원을 날리고 부모님께 등짝 스매싱을 맞고 잘 타던 아반떼HD도 다른 누군가의 품으로 보냈다.


오롯이 상처만 남았다. 이 사연은 그의 2년을 앗아가버렸다. 2년이라는 시간 지났음에도 마음의 상처는 다 아물지 않았다며 슬픔을 토해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위 이야기는 2년 전 한 인기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연이다. 햇수로 2년이나 된 이야기지만, 이따금 '아싸'들의 슬픈 스토리 라인을 탈 때면 끌올 되고는 한다.


글 요소요소에 인싸 무리에 끼고 싶지만 결국 끼지 못하고 주변 언저리에 지내며 슬픔을 삼켜야 하는 이들의 아픔이 녹아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누리꾼들은 "사연 속 주인공이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조금이라도 더 다른 이들과 어울리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라며 응원을 보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