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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여객기 테러단체에 '피의 보복' 하나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거친 보복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싸움을 피할 수 없다면 먼저 치는 것이 낫다"

 

이집트 상공에서 일어난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고가 폭탄 테러 때문이라는 추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과거 행적을 볼 때 거친 보복이 나올 수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전망했다.

 

푸틴 대통령은 2001년 "테러리스트와는 오직 엄격한 수단으로만 말이 통한다"며 "그들은 다른 언어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1999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일련의 폭탄 테러로 300여명이 사망하자 당시 총리였던 푸틴은 사건의 주동 세력으로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을 지목, 강경 진압을 이끌어 명성을 얻고 대통령직에까지 올랐다.

 

포로를 두지 않고 적을 절멸시키는 것으로 유명한 푸틴 대통령의 대(對)테러 정책 기조는 2002년 모스크바 극장 인질 사건과 2004년 북 오세티야 학교 인질 사건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러시아는 9월부터 시리아에서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를 상대로 공습 작전을 벌이고 있다.

 

IS는 이번 여객기 추락의 유력한 배후 중 하나로 꼽히는 조직이기도 하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레닌그라드의 거리에서 나는 싸움을 피할 수 없다면 먼저 치는 것이 낫고, 기다리기보다는 싸우는 편이 낫다는 것을 배웠다"면서 러시아만이 IS를 멈출 수 있는 국가라고 자부했다.

 

국제위기그룹(ICG)의 분석가인 바르바라 파코멘코는 "푸틴 대통령의 과거 테러 대응을 볼 때 그는 언제나 힘으로 반응하면서 예외를 두지 않고 상대를 몰살시켰다"며 "시리아에서의 군사 작전이 강화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다만 폭탄 테러 가능성을 언급한 영국이나 미국과 달리 러시아는 아직 이번 여객기 사고의 원인에 대해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는 폭탄 테러 가능성이 "검증되지 않은 추측"이라며 "아직 수사기관이 내놓은 공식 발표를 들은 바 없다"고 일축했다.

 

푸틴 대통령 역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한 전화 회의에서 "공식 수사에서 나오는 정보에 의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크렘린궁이 전했다.

 

시리아 공습 때문에 IS 등 무슬림 무장세력의 총부리가 러시아로 향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ICG의 파코멘코는 "러시아가 시리아에서 눈에 띄게 작전을 벌이기 전까지만 해도 러시아는 지하드(이슬람 성전)의 주변부에 불과했다"며 "이제 무장세력들은 러시아를 미국 보듯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이집트에서 이륙해 러시아로 향하던 러시아 민항기가 이집트 상공에서 추락, 탑승자 224명이 모두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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