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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빠보다 먼저 세상 떠난 '자녀상' 방문했던 조문객들이 전한 장례식장 분위기

지인의 장례식장 방문을 앞두고 걱정이 앞선 듯한 한 누리꾼의 질문에 장례식장 분위기에 대한 경험담이 줄을 이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자녀상은 장례식장 분위기가 많이 다른가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위와 같은 질문 하나가 던져졌다. 아무래도 지인의 장례식장 방문을 앞두고 걱정이 앞선 듯하다.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을 경우 호상이라고 한다. 별다른 지병 없이 오랜 시간 장수하다가 잠자듯이 죽은 경우에 쓰는 말이다. 


부모보다 먼저 자식이 떠났을 경우 자녀상을 치르는 부모의 마음은 무너지기 마련이다. 때문에 이런 장례식은 '악상'이라 칭하기도, 또 참혹할 참(慘)에 근심할 척(慽)을 써 참척이라고도 한다. 


인사이트


인사이트딸의 죽음에 오열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그린 tvN '하이바이, 마마'


이 질문에 누리꾼들은 "상주 보는 것부터가 제대로 대면하기 힘들 정도", "괴로울 정도", "장례식장에서 후배 아버지의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라며 각자 자신의 경험을 풀었다.


한 누리꾼은 "아는 형님 아들이 17살 대 암으로 하늘나라 가서 장례식 하는데 아무 말도 못 하고 절하고 바로 나왔다"라며 "온 가족이 우는데 밥은커녕 물도 못 먹겠더라. 지금도 너무 힘든 기억으로 남았다"고 했다. 


우리가 위인으로 여기는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도 참척의 슬픔이 그대로 담겨 있다. 


장군은 아들 이면의 전사 소식을 듣고 "나도 모르게 낙담하여 목소리가 나오질 않았다. 통곡하고 또 통곡하도다"라고 했다. 


인사이트아들 이면의 전사 소식을 듣고 슬퍼하는 이순신 장군 / KBS1 '불멸의 이순신'


그러면서 "하늘이 어찌 이렇게 어질지 못하실 수가 있는가. 내가 죽고 네가 사는 게 올바른 이치인데"라며 "슬프다. 내 작은 아들아, 나를 버리고 어디로 갔느냐"라며 자신의 비통한 심정을 전했다. 


자녀상의 슬픔은 외국에서도 비슷하게 표현된다. 


미국의 작가 J.T.트로브리지는 "자기 갈 길을 떠나는 자식의 눈물은 하루밖에 안 가지만 뒤에 남는 부모의 슬픔은 오래 계속된다"라고 했다. 


중국에는 서하지통(西河之痛)이란 말이 있는데 공자의 제자 자하의 고사에서 비롯된 말로 그는 아들이 죽어서 울다가 시력을 잃었다고 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죽음에 자식을 앞세웠다는 죄책감과 행복했던 기억 탓으로 남겨진 부모가 겪어야 하는 고통을 표한한 것이다. 


아이를 잃은 부모에게 슬픔의 감정은 오래 남아 있다. 그 감정을 어루만지고 보살피는 주변 사람들이 없다면 남은 부모의 마음은 무너져 또 다른 비극을 몰고 오기도 한다. 


때문에 주변에 자녀상이 생겼다면 찾아가는 게 남겨진 가족들을 위한 길이라고 여겨진다. 손을 잡아주고 같이 울어주는 게 자녀를 잃은 이들에게 조문객들이 해야 하는 일이다. 


언젠가는 내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 내게도 그들의 품어줌이 필요할 때가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