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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부 실습 중 울면서 뛰쳐나간 의대생···알고보니 실습용 시신이 '7년지기' 절친

한 의대생이 해부학 수업실습 도중 죽은 친구의 시신을 발견하고 충격에 빠졌다는 일화가 전해졌다.

인사이트에냐 에그베 / BBC


[인사이트] 원혜진 기자 = 한 의대생이 해부학 수업실습 도중 죽은 친구의 시신을 발견하고 울음을 터뜨렸다는 일화가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일(현지 시간) 영국 매체 'BBC'는 나이지리아의 한 의대생이 겪은 일화를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의 소설가이자 언론인인 아다오비 트리시아 느와우바니(45)는 이날 한 통의 편지를 보내왔다.


편지에는 한 의대생이 약 7년 전 해부실에서 친구를 만났다는 사연이 담겨 있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당시 나이지리아 칼라바르대에서 해부학 실습수업을 듣던 에냐 에그베(26)는 자신의 앞에 있던 시신을 보고 눈물을 터뜨렸다.


그 시신은 자신이 7년 넘게 알고 지낸 절친 디바인 이었기 때문. 에그베와 디바인은 나이트클럽을 늘 함께 가며 어울릴 정도로 막역한 사이였다.


디바인의 오른쪽 가슴에는 총탄 자국이 두 군데 있었다. 에그베는 숨진 친구를 바라보다 도저히 슬픔을 견디지 못하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디바인은 밤에 친구와 함께 외출했다가 경찰의 폭력 행사에 희생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가족들이 그동안 애타게 찾았지만 끝내 만날 수 없었고, 에그베의 연락을 받아 디바인의 시신을 옮겨 장례를 치렀다고 한다.


실제로 의학전문지 '임상해부학(Clinical Anatomy)'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에서 해부 실습에 사용하는 시신의 90% 이상이 경찰 총격에 사망한 사람이다.


경찰들은 고인의 신분증을 대학 측에 제시하거나 가족에게 연락하는 일 없이 숨지면 그대로 시체안치실이 있는 의대에 해부용 넘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폭행 혹은 과잉 진압으로 희생되는 사람들이 많아 지난해에는 이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에그베는 싸늘한 친구의 시신을 보고 정신적 충격을 받아 오랫동안 트라우마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는 몇 주 동안 실습을 받지 못해 1년 유급했지만 무사히 졸업해 한 병원 연구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디바인을 숨지게 한 경찰관 일부는 가족들의 호소로 정직 처분을 받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