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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당해 하반신 절단된 장애인 남편과 이혼하고 싶다는 20대 여성

한 여성의 배우자는 불의의 사고를 당해 지체 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 상황이 악화되자 힘든 일상을 견디지 못한 여성은 이혼을 결심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JTBC '라이프'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미래를 약속한 배우자가 한순간 불의의 사고로 장애인이 됐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최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이 같은 고민에 빠진 과거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지며 재조명됐다.


20대 중반 여성 A씨는 남편이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무릎 위까지 절단해서 지체 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사고 이후 A씨 집안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가족들은 무릎 꿇은 채 눈물을 쏟고 시아버지는 벽에 머리를 찧다가 쓰러지기까지 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디어 마이 프렌즈'


A씨가 가장 견디기 힘든 건 고통에 시달리는 남편의 하소연이었다. 남편은 사고 직후엔 "현장에서 즉사할 걸 왜 이 꼴을 당했는지 모르겠다"며 하염없이 울기만 하다 밤에는 번번이 통증 때문에 뜬 눈으로 날을 지새웠다.


시간이 흘러도 힘든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불안한 상태의 남편은 A씨에게 "나 사랑하지? 헤어지지 않을 거지?"라는 질문을 하루에 수십 번도 더 반복했다.


몸이 불편한 남편을 돌봐야 하기에 회사일을 그만둔 A씨는 자택에서 할 수 있는 모니터링 일만 했다. 월급은 턱 없이 부족했다.


시어머니는 매일같이 집으로 찾아와 온갖 집안일을 도왔다. 마지막엔 늘 울면서 "하나뿐인 아들 곁에 네가 계속 있어주면 안되겠냐"며 A씨에게 빌다시피 부탁했다.


겨우 20대 중반인 A씨는 사람들의 동정도 너무 지친다고 호소했다. 그는 "남편과 산책을 할 때면 쏟아지는 동정심 가득한 시선을 견디는 게 너무 고역이다"라고 말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나의아저씨'


A씨는 "친정 엄마와 친구들은 아직 20대 중반인 제가 어린 나이고 애도 없으니 빨리 이혼하기를 원한다"며 "남편을 홀로 둔다는 건 마음 아픈 일이지만 저도 제 인생이 있으니까요"라고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어 "울면서 위로하는 이들도 다 가식 같아 보이고 시어머니의 부탁도 이기적인 심보처럼 느껴진다"며 "남편의 (바지) 다리 한쪽이 헐렁해진 걸 볼 때마다 허전함을 넘어 혐오감마저 든다"고 토로했다.


사고 전에는 명랑하고 밝은 성격이었던 A씨 남편은 이제 조용하고 울상인 채로 아내의 눈치만 살피는 상황이다.


그는 "이제는 너무 지쳤다"란 말과 함께 이혼해도 괜찮을지 누리꾼들에게 물음을 던졌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JTBC '라이프'


과거 화제를 모았던 이 같은 사연이 재조명되자 여초 커뮤니티에서는 남편의 상황이 악화되자 이별을 결심한 A씨가 이기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대다수의 누리꾼들은 "혐오감이 든다는 건 진짜 인간적으로 너무 못된 인간이다", "자기합리화를 구구절절도 적었다", "인성 보인다", "진짜 너무하네", "결혼할 때 그 정도 책임감도 없이 했냐", "남자 불쌍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A씨를 질타했다. 


반면 A씨의 솔직한 심경이 이해된다는 누리꾼들은 "참 어렵다", "상황에 처하지 않은 이상 쉽게 할 얘기는 아니다", "얘기할 데가 얼마나 없으면 속마음을 꾸미지도 못하고 솔직하게 글을 썼겠나" 등의 반응을 보이며 안타까운 시선을 보냈다.


한편, 배우자가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입은 사실은 재판상 이혼 사유가 될 수 없다.


다만 후천적 사고로 인해 장기간 치료에도 회복하지 못하는 일명 '식물인간' 판정을 받은 경우, 혼인을 지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된다며 상대방의 부모 동의하에 이혼청구를 인정받은 사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