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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모님이 엄마아빠 다 잃은 7살 조카를 저희 부부 호적에 올리라 하십니다"

부모님을 모두 잃은 7살 조카의 호적 문제로 인해 고민이라는 한 예비신부의 사연이 전해졌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사랑의 온도'


[인사이트] 김재유 기자 = 부모님을 모두 잃은 7살 조카의 호적 문제로 인해 고민이라는 한 예비신부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부모님이 고인이 된 아주버님의 자식을 저희 부부 호적에 올리자고 합니다"라는 제목의 사연이 게재됐다.


29살 예비신부라는 작성자 A씨는 만난 지 5년 넘은 남자친구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최근 예비남편(남편) 조카의 호적 문제와 관련해서 큰 고민이 생겼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드라마의 제왕'


어쩌다 남편 조카의 호적이 고민거리가 된 것일까. A씨에 따르면 남편에게는 나이 차이가 조금 나는 형이 있었다. 


A씨는 남편과의 연애시절부터 남편 형과도 가깝게 지냈다. 형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알바도 하고, 밥도 얻어 먹고, 틈틈히 챙겨주는 용돈도 받으며 가족처럼 지내왔다. 


그런데 얼마 전 그가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심지어 형 부인은 조카가 2살 때 이미 세상을 떠나 조카는 7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고아가 됐다.


현재 조카는 할머니·할아버지, 즉 A씨의 예비 시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그런데 최근 A씨는 시부모님이 예비남편을 앉혀 놓고는 뜻밖의 부탁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2 '가족끼리 왜 이래'


"혹시 ㅇㅇ이(조카)를 너희 호적에 올려도 되겠니?"


남편은 이를 거절했고 A씨에게는 부모님이 이런 부탁을 했다는 사실을 알리지도 않았다. 하지만 얼마 뒤 A씨는 시부모님 댁에서 일하는 도우미 아주머니를 통해 이를 알게 됐다.


A씨는 본인도 한부모 가정에서 자라 시부모님이 무얼 걱정하는 지 잘 안다면서도 "호적에 넣는다는 게 그게 끝이 아니지 않냐"고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여러 가지 사정상 외면하기도 인간의 도리가 아닌 듯 하고 평생 조카를 보면서 형님이 힘들 때 챙겨주신 걸 떠오르면 죄책감에 시달릴 것 같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하나 같이 안타까움을 드러내면서도 호적 문제에 대해서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모두 잃은 조카를 생각해서 당연히 호적에 올려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남편 형과도 가깝게 지냈고 신세진 게 많다면 이 상황을 모르는 체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수 누리꾼들은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호적 문제는 감정적으로만 생각할 수 없을 뿐더러 나중에 A씨 부부 사이에 자식이 생기면 여러가지로 복잡해지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 누리꾼은 "남편 조카를 데려와 키우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라며 "호적 변경을 하는 것보다는 옆에서 친부모처럼 살뜰하게 챙겨주고 엄마아빠 빈자리를 채워주는 게 현실적으로 맞는 것 같다"고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A씨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조카를 호적에 올리는 일이 종종 있다. 


지난 2008년, 방송인 홍석천은 이혼한 친누나를 대신해 조카를 자신의 호적에 입적시켜 법적 보호자가 됐다. 홍석천은 지금까지도 성인이 된 아이들 곁을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