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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다' 짬으로 쇠사슬에 매달려 급류에 휩쓸린 여성 목숨 걸고 구조한 '영웅 노동자'

강물에 빠진 커플을 보고 목숨 걸고 구조해 많은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 건설 노동자 영웅 제이슨 오글스비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인사이트Mary Chind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타인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거는 일상 속 의인들의 모습이 종종 포착되곤 한다.


영화 속 슈퍼히어로처럼 초능력 혹은 강한 힘을 가진 것도 아니지만 이들은 그 누구보다 큰 용기를 가지고 망설이지 않고 현장에 뛰어들었다.


지금 소개할 제이슨 오글스비(Jason Oglesbee)라는 남성도 그중 하나다.


제이슨 오글스비는 평범한 건설노동자였다. 생후 2주에 한 가정에 입양돼 자라온 그는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업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Mary Chind


16살에 그의 양부모가 이혼한 뒤 그는 학교를 그만두고 일을 시작했다.


힘든 삶에 지친 그는 결국 마약에 손을 댔고 그때부터 그의 삶은 더욱 깊은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했다.


마약 중독 문제로 감옥을 들락날락하던 그는 일정한 주거지 없이 건설 현장을 떠돌며 일했다.


그러던 2009년 6월 30일, 미국 아이오와주 디모인강 인근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그는 우연히 사고 장면을 목격했다.


한 커플이 타던 카약이 급류에 휩쓸려 뒤집어진 것.


인사이트Mary Chind


KCCI


이를 본 오글스비는 곧바로 동료 크레인 기사에게 부탁해 자재를 나르는 쇠사슬을 몸에 묶고 구조를 시작했다.


쇠사슬에 매달려 잡아먹을 듯 거센 물결이 치는 강 위로 향하는 그의 모습에 사람들의 우려가 이어졌다. 자칫 잘못하면 그 역시 물살에 휩쓸려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 두려움은 없었다. 거침없이 강 한가운데로 접근한 그는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여성의 팔을 잡고 끌어올렸고 근처에 대기하던 구명보트에 태웠다.


비극적이게도 여성의 남편은 이미 목숨을 잃은 상태였다.



인사이트KCCI


이 긴박한 모습은 사진작가 메리 친드가 포착한 사진에 그대로 담겼다.


굳센 표정으로 거친 물살을 헤집으며 여성을 구조하는 그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 메리 친드는 이 사진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오글스비에게는 '영웅'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하지만 오글스비는 "나는 영웅이 아니다"라며 이런 사람들의 찬사를 거절했다.


그는 오히려 죄책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여성의 남편을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이었다.


안타깝게도 오글스비는 사건 8년 후인 지난 2017년 3월 갑자기 쓰러져 응급실로 급히 이송된 후 4월 4일 사망했다.


오글스비는 하늘의 별이 됐지만, 그의 이야기는 오랜 시간 온라인을 통해 전해지며 전 세계 누리꾼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