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토박이 아니면 100% 길 잃어버려 미아 된다는 '부평역 지하 던전'
발 한 번 잘못 들이면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한국의 지하던전으로 부평역 지하상가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인천에 사는 친구들은 하나같이 "부평에 처음 간다면 약속 장소로 '부평역 지하상가'는 무조건 피해라"라고 한다.
발 한 번 잘못 들이면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지하던전'이란 이유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처음 오면 100% 길 잃는다는 지하마굴'이란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와 공감을 샀다.
여기서 말한 부평역 지하상가는 '부평 모두몰'이다.
부평 모두몰은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2014년 5월 한국기록원으로부터 단일 공간 내 지하 공간에서 가장 많은 점포가 입점한 지하상가로 인정받았다. 같은 해 12월에는 세계 기록으로도 인정받았다.
지하상가 특성상 구조가 거의 비슷하고 31개에 이르는 출구가 중구난방으로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흡사 게임 속 미궁을 연상케 한다.
인척 토박이들도 한동안 가지 않으면 헷갈릴 정도.
2015년 한국에 메르스가 유행했을 때 인천은 메르스 청정 지대로 주목받았는데 일각에서는 "메르스 바이러스가 부평역 지하상가에서 길을 잃어서"라는 드립이 돌기도 했다.
혹여 부평역 인근에서 약속을 잡았다면 지하가 아닌 지상을 이용하는 게 좋다. 불가피하게 모두몰에 들어가야 할 상황이 생긴다면 출구 쪽에 붙어 있는 약도를 반드시 참고해야 한다.
기준점을 잡고 길을 잃었을 때 다시 돌아오는 방법도 있다. 몇몇은 출구를 찾으려고 서두르기보다 느긋하게 즐기는 게 오히려 속 편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부평역 지하상가 또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루 빨리 코로나19가 끝나 지하상가 곳곳에 넘쳐나는 새로운 볼거리와 1핫잇템들을 볼 수 있는 날이 오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