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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런 신병'이 김밥 먹고 싶다고 '마음의편지' 써 새벽부터 일어나 김밥 4천줄 싼 취사병들

군대에 김밥이 나오지 않아 슬프다고 마음의 편지에 쓴 신병 때문에 4천 줄의 김밥을 싸게 된 취사병의 사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군(軍)은 올해부터 장병들이 먹을 급식에 참돔, 붕장어 등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삼겹살과 전복삼계탕 등 맛있고 군대에서 흔히 먹기 힘든 음식들도 식탁에 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런 고급 음식들까지 올라오는 요즘 시대에 식단에 '절대' 포함되지 않는 메뉴가 있다. 바로 '김밥'이다.


분식집, 김밥집 등 근처 어디에서나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김밥이 왜 군대 식탁에는 오르지 않는 걸까. 그 이유를 두고 과거부터 전해 내려오는 한 가지 '괴담(?)'이 있다.


과거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마음의 편지'(마편)에 김밥을 먹고 싶다고 쓴 신병 때문에 역대급 고생한 취사병의 사연이 올라온 적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YouTube '대한민국공군'


해당 사연에 따르면 당시 취사병 A씨의 부대 신고 시스템인 '마편'에는 "군대에는 왜 김밥이 없나요. 김밥이 먹고 싶어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김밥을 먹지 못해 너무 우울하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취사병들은 졸지에 식단표에도 없는 김밥을 싸게 됐고 옆 대대에서 훈련 온 다른 병사들 몫까지 무려 4천 명분의 김밥을 만들어야 했다.


100인분도 쉽지 않은데 4천 인분이라니. A씨와 취사병들은 새벽부터 일어나 1분도 쉬지 못하고 김밥을 말았다고 한다.


하루 동안 지옥을 간접 체험한 취사병들은 분노했고, 그날 '마편'에 김밥이 먹고 싶다고 쓴 군인을 수소문해 찾아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알고 보니 그는 부대에 얼마 전 들어온 신병이었고, 취사병들은 남은 통김밥으로 그 신병을 찜질해줬다고 한다. 


군대이기에 일어날 수 있는 이 일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과장이 더해진 '주작(做作)' 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4천줄이면 대략 4천인분이고, 1인당 두 줄을 먹는다고 계산해도 2천인분인데 한 개 취사장에서 '여단급' 병력의 식사를 준비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된다는 반응이 나온다. 


철저하게 예정된 식단이 보급되는 군대 특성을 고려하면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그럼에도 취사병들의 애환과 고통이 잘 느껴진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며 최초 업로드된 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온라인에서 공유되고 있다.


장어와 삼겹살, 전복삼계탕까지 올라오는 요즘, 왜 군대 급식에 '김밥'이 안 올라오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이 사연은 궁금증을 풀어줄 만한 해답이 되겠다.


한편 군에 따르면 붕장어가 지난해 선택 급식 품목을 거쳐 올해 35만 국군장병의 먹거리가 되는 기본 메뉴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gettyimages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