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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 주선자가 제 남편과 신혼집에서 바람을 피웠습니다"

"우리 부부 맺어 준 주선자가 제 남편과 바람을 피웠습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우리 부부 맺어 준 주선자가 제 남편과 바람을 피웠습니다" 


믿었던 두 사람에게 배신당한 한 여성의 사연이 많은 누리꾼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지난 5일 새벽 4시경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남편을 만나게 해 준 소개팅 주선자가 결혼 후에 남편과 불륜을 저질러 결국 이혼까지 해버린 여성의 글이 올라왔다. 


지난 2016년, 사연의 주인공 A씨는 직장동료 B씨에게 갑작스러운 소개팅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별로 내키진 않았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소개팅에 나갔고,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됐다.


남편은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었다. 곧이어 만나게 된 시부모님들까지 너무 좋은 분들이라는 생각에 A씨는 결혼을 결심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사건의 첫 발단은 결혼식 당일 저녁부터 시작됐다. 호텔에서 쉬는 중, 남편의 휴대폰에 계속 B씨로부터 전화가 걸려 오는 것이다.


A씨는 신혼 첫날 밤부터 새신랑에게 잔뜩 술에 취한 상태로 전화하는 B씨에게 화가 났지만 좋은 날이니 참기로 했다. A씨는 그 후로도 B씨와는 간간이 안부 연락을 하며 관계를 유지해왔다.


결혼 후 3년이 지났다. 어느 날, 가게를 차리고 싶다는 남편의 말에 A씨는 선뜻 대출을 받아줬고, 남편은 사업 준비를 한다는 핑계로 나흘까지 이어지는 장기간 외박이 잦아졌다.


다정했던 남편은 어느새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해버렸다. 답답한 A씨는 남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대화를 시도하고 편지도 써봤지만, 남편은 "부모님께 등 떠밀려 결혼했다. 우리가 안 맞는데 결혼했다" 등 A씨에게 상처뿐인 말만 뱉어냈다.


인사이트결혼 후 A씨와 B씨의 대화 /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답답한 마음에 홀로 2박 3일간 여행을 다녀온 A씨는 집으로 돌아온 순간 누군가 다녀갔단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 무렵, B씨와 남편의 애정 담긴 카톡 상태 메시지나 프로필 음악에서 찝찝한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의심을 시작한 후로 모든 불쾌함이 현실로 와닿는 듯했다.


본격적으로 두 사람의 관계를 의심했더니 남편의 수상했던 지난 행동들이 퍼즐처럼 맞춰졌다. 가관인 것은 남편의 가게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고 '19호실'이라고 알쏭달쏭한 문구를 남긴 B씨의 프로필 사진이었다.


A씨는 '19호실로 가다'라는 제목의 소설을 이미 알고 있었다. 소설의 내용은 여주인공이 남편과 자식들 잊고 자신만의 공간을 갖기 위해 호텔 방으로 간다는 내용이다. B씨는 그냥 책 내용이라고 오해하지 말라고 변명했지만, 더는 그녀의 말을 믿기 힘든 A씨였다.


인사이트B씨의 각서 /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B씨와의 담판 후에 알고 보니, 남편이 권태기라 마음이 복잡하다며 혼자 다녀온 여행은 사실 B씨와 다녀온 것이었다. 심지어 A씨의 친정 부모님이 계신 지역에서 버젓이 데이트하고 호텔 숙박도 했다. 시계에 관심도 없던 남편이 애지중지 챙기던 시계는 B씨와 커플 시계라는 사실도 알았다.


A씨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B씨는 "언니 마음 아프게 한 건 미안해요"라는 말과 함께 이어서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B씨는 호텔에 간 건 1박 2일 여행이니 잠은 자야 했고, 숙박업소를 들락거리긴 했지만 잠자리는 안 했으니 잘못된 건 없다며 뻔뻔한 태도로 일관했다.


결국 배신감과 깨져 버린 신뢰로 A씨는 이혼을 택했다. 정신과 치료와 우울증약을 삼키고, 하루에도 몇 번씩 심장이 뛰어 온 몸이 떨린다고 했다. 또 차오르는 분노에 이를 악물고 또 악물어 턱관절마저 고장 나 입이 벌어지지도 않는 괴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 전했다.


인사이트A씨 이혼 후 B씨의 메신저 프로필 /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A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민사는 무조건 진행하세요. 결과 개의치 마시고 최대한 귀찮을 정도로...", "일단 증거를 수집해야 하는데 너무 급하셨던 것 같습니다. 직장에도 전부 알리세요" 등 A씨를 위한 조언을 남겼다.


"이제 이 세상 제일 소중한 건 전 남편도, 상간녀로 잃은 가정도 그 무엇도 아닌 바로 자신입니다"라고 진심으로 A씨를 위한 말도 눈에 띄었다.


한편, 안타깝게도 상간녀 소송을 준비했던 A씨의 계획은 연인이었다는 결정적 증거가 없어 힘없이 무산됐다. 


고가의 소송 위자료도 부담이었다. 그저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었던 A씨의 꿈은 두 사람에게 처절하게 짓밟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