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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경력' 40대 라이더가 가난한 동네에 음식 배달하면서 느낀 4가지

20년 동안 배달 일을 하면서 다양한 동네를 방문해 본 라이더가 남긴 글이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 = 인사이트 


[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외식 대신 음식을 배달시켜 먹는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그만큼 라이더의 일거리도 많아졌다.


라이더들은 많게는 하루에 수십 군데의 집을 방문해 음식을 전달해 준다.


이 과정에서 여러 사람을 마주치면서 동네별로 분위기가 어떤지 나름의 판단을 내리게 된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무려 20년 동안 배달 일을 했다는 40대 베테랑 라이더 A씨가 쓴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그는 오랜 배달일로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된 동네와 부유한 동네에 거주하는 이들의 차이점을 알게 됐다며 이를 구체적으로 풀어놨다.


1. 항상 화가 나 있는 듯한 주민들의 모습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가 가장 먼저 설명한 건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배달원을 대하는 입주민들의 태도였다.


그는 "다 쓰러져 가는 낡은 집에 사는 사람들은 그냥 화가 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고급 아파트에 사는 이들은 대부분 친절하다고 했다.


A씨에게 "수고하십니다"라는 말을 건네기도 하고, 어린아이들도 꾸벅 인사를 해준다면서 감동받은 적이 여러 번 있다고 설명했다. 


2. 결제할 때 카드를 '담배 피우듯' 손가락에 끼워 건네는 손님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요즘은 보통 선결제를 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라이더에게 결제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는 않다.


하지만 이처럼 몇 안 되는 현장 결제 주문건에서도 주민들 간 차이가 있었다고 했다.


A씨는 "낡은 집에 사는 사람들은 아이들도 카드를 담배 피듯이 손가락에 끼워서 건넨다"고 말했다.


그러다 카드가 바닥에 떨어지기라도 하면 자신이 줍지 않고 A씨를 빤히 쳐다보기만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치 "네가 주워라"라고 명령하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부연했다. 


3. '90도 인사' 안 했다며 다시 인사하라고 요구하는 손님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음식을 전달하면서 "감사합니다. 맛있게 드세요"라고 인사를 건네는 편이다.


하지만 경제 수준이 조금 떨어지는 동네에 사는 이들 중에서는 A씨의 말에 대답해 주는 이가 거의 없다고 했다.


심지어 그가 '90도'로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으며 "다시 인사하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4. 반말+손가락 지시하며 하대하는 경비원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이와 별개로 A씨는 아파트 단지에서 일하는 몇몇 경비원들의 이중적 태도도 지적했다.


그는 "20대 문신한 어린 배달원들에게는 존댓말 쓰면서 친절하고, 나같은 배달원에게는 무조건 반말에 손가락으로 지시하며 업신여긴다"고 말했다.


단지로 들어오는 A씨를 붙잡은 뒤 "이제부터 나한테 인사하고 허락을 받은 뒤에 들어가라"고 명령한 경비원도 있었다고 한다.


글 말미에 A씨는 "방송에서는 매일 부자들 갑질 다루고 경비들 불쌍한 것 다루는데 실상 밑바닥에서 살다 보면 오히려 부자들 99%는 착하고 가난자들은 99% 못됐다"고 적었다.


A씨의 글에 누리꾼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몇몇은 "경제 수준만 가지고 성급한 일반화를 하고 있다"며 "그냥 개인 인격과 가정교육 차이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의외로 A씨의 의견에 공감하는 의견도 많았다. 이들은 "잘 사는 곳에 인사하는 사람이 월등히 많긴 했다", "원래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마음의 여유도 있는 거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