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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 앱으로 바람 핀 남친의 '원나잇 女'가 살린 어느 여성의 '파혼'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의 외도 사실을 알고 파혼을 고민하던 여성은 그의 부모님을 만난 뒤 쉽게 결정할 수 있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그냥 잠만 잤어"


소개팅 앱으로 만난 여성과 모텔에 간 정황을 들킨 남자친구의 변명이었다. 그 여자가 멋대로 뒤따라왔고 자신은 술에 취해 잠만 잤다는 말로 여자친구를 설득하려 했다.


결혼까지 약속한 상태에서 남자친구의 외도를 알게 된 여자친구는 그와 결혼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파혼 후 상심할 엄마·아빠의 모습에 자꾸 떠올라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사이 남자친구 집에 인사드리러 가려 했던 날이 찾아왔다. 선물까지 사 들고 간 여자친구는 그날 남자친구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쉽게 파혼 결심을 내릴 수 있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원 나잇 스탠드'


현관문이 열리고 마주한 어머님의 말부터가 그녀의 신경을 건드렸다. "삐졌다면서 소고기 먹으러는 오네?"라며 '적당히 삐져라', '자기 아들한테 잘해' 등의 고리타분한 말들을 늘어놓았다. 


자신이 한 짓은 쏙 빼놓고 단지 여자친구가 삐져 있다고 말한 남자친구가 만든 상황이었다. 


순간 그가 한 짓을 모두 털어놓고 결혼을 다시 생각 중이라고 말해볼까도 싶었지만 자신의 편을 들어줄 사람은 없을 것 같아 바로 포기했다. 


자신을 대하는 남친 부모님의 태도에 A씨는 자신의 결심을 굳혔다. '난 이 결혼 안 하게 되겠구나'라고.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사생활'


뒤돌아 나가려 했지만 배는 고팠고, 조금이라도 본전을 찾으려면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그녀가 일전에 선물했던 20만 원짜리 소고기가 식탁에 올라왔다. 판단이 내려진 후 고기 맛은 꿀맛 같았다. 


이런 여자친구를 향해 남자친구의 부모님은 "여자는 남편에게 복종해야 한다"라는 말을 계속해서 반복했고, 식사 후 설거지까지 시키려 했다. 


"초대받아 온 손님에게 설거지시키는 건 상식에 어긋나는 일 아닌가요?"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똑바로 전하기 위해 또박또박 말했고, 남자친구 가족들은 난리가 났다. 여성은 자신을 향해 설교를 늘어놓는 남친의 부모님을 뒤로하고 밖으로 나왔다. 


다음날 남친은 "내가 오해할 행동을 한 것도 있고 하니까 어제 일은 특별히 용서해 줄 테니까 앞으로 조심해"라고 카톡을 남겼다. 


명문대 나온 남자였지만 판단력은 제로인 남자친구. 그 사이 엄마·아빠는 "인사 잘 드리고 왔니?"라고 문자를 보내왔다. 


여성은 답답하고 복잡한 마음을 털어놓을 때가 없었다며 자신의 심정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풀어놓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잘 헤어졌다", "부모님께 사실대로 말씀드리고 훌훌 털어버려라", "남자친구가 진짜 뻔뻔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저런 집안에 시집 갔으면 평생 고생했을 거다. 오히려 원나잇녀가 살렸다"라고 한 누리꾼도 있었다. 


한편 지난 2017년 한 결혼정보회사에서 314명을 대상으로 '결혼 전 미래 배우자에게 치명적 결점이 발견된다면?'이란 주제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63%가 파혼하겠다'고 답했다. 


'감싸 안아주겠다'는 응답자는 3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