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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장과 싸우면 이길 수 있냐는 질문에 "1.5방이면 끝"이라 대답한 이등병의 최후

한 프로복서 출신 이등병이 선임들에게 괴롭힘을 당한 뒤 몇달 지나지 않아 간부가 돼서 나타났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푸른거탑'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1.5방 정도면 끝날 것 같은데요"


사회에 있을 때 프로복싱을 하다 왔다는 이등병이 '병장' 선임을 앞에 두고 그에게 날린 말이다.


짬(?)도 안 되면서 패기만 넘치는 그 이등병의 앞날엔 과연 어떤 군 생활이 펼쳐졌을까.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입 첫날부터 패기를 부려 선임들의 눈칫밥을 먹게 된 이등병을 목격한 동료의 사연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과거 군 생활 중 생활관에 신병이 들어온 날 벌어진 일을 회상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폭력의 씨앗'


사연에 따르면 당시 그 신병은 한 눈에 보기에도 왜소하고 말랐었다. 그런데 그에겐 반전 이력이 있었다. 바로 '프로복싱' 선수라는 것.


그가 마른 체격에도 복싱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선임들은 그에게 장난을 치기 위해 덩치가 큰 옆 소대 병장을 데려왔다. 그 병장은 큰 덩치와 체격을 가져 '프랑켄슈타인'이란 별명이 붙었던 선임이었다.


선임들은 그 신병에게 "얘 정도면 몇 방이면 끝나냐"고 물었고 이에 이등병은 호기롭게 "1.5방이면 된다"고 말했다.


이 말에 화가 난 병장은 이등병을 따로 불러 때리고 훈계했다고 한다. 이등병 입장에서는 반항을 할 수도 없으니 매우 치욕스러웠을 것이다.


그런데 얼마 뒤, 그 이등병은 부사관을 지원했다. 병사로서는 더이상 군 생활을 하기 힘들 것 같다는 판단에서 내려진 결정으로 추측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몇 달이 지나고 그 이등병은 하사 계급을 달고 그 부대로 돌아왔다. 자신을 괴롭혔던 옛 선임들에게 합법적으로 복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된 것.


하지만 그는 복수하지 않았다. 오히려 '대인배'다운 면모를 뽐내며 조용하게 군 생활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이 사연은 작성자가 약 20년 전 겪을 일로, 당시의 기억이 워낙 강렬해 아직도 잊지 못하고 기억하고 있는 일화라고 한다.


이등병에서 하사로 한 번에 계급이 올라갔음에도 자신을 괴롭혔던 선임에게 복수하지 않았던 그의 모습은 A씨뿐 아니라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에게 깊은 인상을 안겼다.


과거의 앙금이 있다고 해서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찍어누르는 건 차마 그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은 모양이다. 


어차피 아랫사람이 됐고 곧 나갈 병장이기에 건드릴 필요가 없어서일 수 있지만, 프로복서 출신인 만큼 일반인은 건드리지 않는다는 체육인의 자세를 드러낸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