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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가 스벅 아메리카노 사오자 "사회생활 못한다"며 타박한 빌런이 등장했다

선배에게 아메리카노와 카스텔라를 사다 준 신입사원은 고맙다는 말 대신 핀잔을 들어야 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나의 아저씨'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아 무슨 아메리카노야. 주연씨 사회생활 너무 못하네"


입사한지 2주 된 신입사원 주연씨는 상사로부터 이 같은 말을 듣고 자신이 정말 센스가 없는 것인지 회의감이 들었다.


지난 8일 한 익명의 게시판에는 "아메리카노 사 왔다고 사회생활 못한다는 회사 선배...내가 진짜 문제인 걸까..?"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많은 이들을 분노에 빠뜨렸다.


작성자 주연(가명)씨는 회사에 입사한지 2주 정도 지난 신입사원이다. 그는 이날 선배가 시킨 일을 제시간에 처리하지 못해 선배 B씨가 이를 대신 마무리해 줘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나의 아저씨'


선배 B씨는 일을 도와주며 주연씨에게 "주연씨 때문에 피 말라죽겠네. 커피라도 마시면서 해야겠으니 커피 한잔 사 와"라고 심부름을 시켰다.


주연씨는 그 길로 스타벅스로 달려갔다. 그는 아메리카노와 생크림 카스텔라를 자기 돈으로 사서 선배 B씨의 책상 앞에 뒀다.


그때였다. B씨가 "아, 무슨 아메리카노야"라고 딴지를 걸기 시작했다.


주연씨는 "제가 스벅을 자주 안 가서 커피를 잘 몰라요. 죄송합니다. 말해주시면 다시 사오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B씨는 "아 됐어요. 주연씨 사회생활 너무 못하네"라고 윽박을 질렀다. 주연씨는 이 같은 말에 계속해서 죄송하다고 사과할 뿐이었다.


인사이트스타벅스 커피 / 사진=인사이트


선배 B씨는 퇴근길에도 "주말에 커피 공부좀 하세요. 그건 사회생활 기본입니다"라고 말했고, 다른 선배가 '이제 그만해라'라고 말리고 나서야 잔소리를 멈췄다.


주연씨는 "내가 어떤 커피를 샀어야 선배 마음에 들었을까, 나한테 정말 문제가 있는 건지 나 자신이 너무 싫다"라고 글을 끝맺었다.


이 같은 사연에 누리꾼들은 주연씨 편에 서서 분개했다. 선배 B씨의 태도가 도를 지나쳤다는 의견이 1000개 가까이 달렸다.


누리꾼들은 "그냥 봐도 갑질이네", "저런 식으로 모멸감 주는 것도 이상하고 이유도 이상함", "의견 갈리는 게 미친 거다. 꼰대의 정석이다", "사줘도 X랄", "얻어먹은 주제에 말이 많다", "미친X", "카스텔라까지 줬는데 왜 저래"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에서는 B씨의 행동은 잘못됐지만, 센스가 없다는 표현은 후배인 주연씨 일을 자신이 떠맡게 된 것에서 비롯된 '비유적 말'이었을 거라는 의견도 있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나의 아저씨'


이들은 "B씨가 일적으로 잘못한 걸 까면 되는데 그걸로 화는 못내겠고 해서 애꿎은 커피 걸고넘어진 듯", "사람들이 다 B씨가 한 가지 음료만 마시는 줄 알고 있었는데, 주연씨가 일도 못한 데다가 그것까지 몰라서 열받은 듯?", "내 생각엔 그냥 후배가 짬 때려서 야근하는 게 열 받아 돌려깐 듯" 등의 분석을 내놨다.


아무리 입사 2주라 할지라도 자기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것은 주연씨 책임이 맞겠으나, 그걸 다른 식으로 화를 내고 꼬투리 잡는 B씨의 행동은 어른스럽지 못하다.


선후배를 떠나 결국 사람이 함께 하는 일이니 만큼, B씨가 조금은 유한 태도로 후배를 대했다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한편, 지난 2019년 취업포털 인크루트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직장 내 꼰대가 있다고 답한 직장인이 전체의 90%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