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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신 신겠다 다짐했던 여친을 '이별' 결심하게 만든 군인 남친의 대화법

A양은 말끝마다 군대에 있는 자신의 고통이 훨씬 더 크다는 식으로 말하는 남자친구에게 지쳐버렸다.

인사이트눈물 닦는 군인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난 여기 갇혀 있는데, 넌 그게 힘들어?"


A양 남자친구는 그녀의 모든 고민이나 고통을 자신과 비교해 '별것 아닌 것'으로 치부해버리고 있었다.


남자친구 B군은 나라의 부름을 받고 약 2년의 복무를 하고 있는 군인으로, 나라를 지키느라 밤낮으로 고군분투 중이다.


A양은 그런 그를 기다리며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 그녀는 최근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이 항상 B군의 투정으로 끝나는 것 같아 고민이다.


이들이 전화 통화를 할 때의 대화 흐름은 대략 이렇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악의 꽃'


B군이 전화로 "오늘 잘 잤어?"라고 물어봐 A양이 "팀플 때문에 3시간밖에 못 잤어. 졸리다"라고 말하면 위로가 아닌 이런 대답이 돌아온다.


"와.. 나는 근무 서느라 밤새웠는데 넌 3시간이나 잤어?"


이런 때 A양은 할 말이 없어진다.


문제는 이런 식의 대화가 한두 번이 아닌 '매번' 반복된다는 데 있다.


한 번은 A양이 "과제랑 팀플이 겹쳐서 바쁘다"라고 하자 B군은 "나도 학교생활 좀 해보고 싶다. 눈 좀 그만 치우고"라고 받아쳐 그녀를 무안하게 만들었다.


다른 날, 그녀가 친구들과 술을 마신다고 하면 남자친구는 "와, 난 여기서 뼈빠지게 일하고 있는데"라고 말한다.


마치 A양의 투정은 자신이 겪는 고통에 비하면 어리광이라는 듯이 말이다.


화가 난 A씨가 그냥 얘기하지 않겠다고 하면 그제서야 말을 바꾸고 "아니야, 나도 옆에 없는데 친구들 만나면 좋지"라고 둘러대는 식이다.


인사이트훈련 중인 군인 / tvN '푸른거탑'


참다못한 A씨는 진지하게 이별을 고민 중이다. 하지만 결별한 후에도 "난 나라 지키고 있는데 고무신 거꾸로 신네"라고 뒷담화를 하고 다닐까 봐 내심 걱정이 된다.


지난 2017년 올라왔던 해당 사연은 많은 현직(?) 고무신과 군인들의 공감과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재조명됐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며 휴가를 제때 나오지 못하는 군인이 많아지고 있다. 동시에 휴가 통제가 길어지며 이별하는 군인과 고무신 커플도 늘어가고 있는 상황.


이런 때 A씨의 사연이 재조명되며 '서로의 감정을 배려하는 것'이 관계를 유지하는데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주고 있는 모습이다.


군부대 안에서 있는 군인들의 고통만 하겠느냐만, 밖에서 연인을 기다리는 고무신들의 마음도 편안하지만은 않다.


서로 자신의 고통을 내세우기보다는 상대가 겪을 힘듦을 먼저 이해하고 배려해 주는 태도를 보인다면,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도 돈독한 연인 사이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