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암컷이 죽은 철도에서 식음 전폐하고 떠나지 않는 수컷 백조
파트너 암컷이 죽자 선로에 앉아 사체 옆을 지키는 백조의 모습이 포착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인사이트] 원혜진 기자 = 평생 단 한 마리와 짝을 맺고 살아간다는 로맨시스트, 백조.
이런 백조에게 가장 큰 비극은 바로 하나뿐인 파트너가 죽는 순간이다.
여기 한 수컷은 기쁨과 불행, 모든 것을 함께한 배필이 세상을 떠나자 삶의 의욕을 잃고 말았다.
지난 30일(현지 시간) 독일 매체 '로컬 독일(The Local Germany)'은 짝이 목숨을 잃은 선로에서 식음을 전폐한 채 앉아있는 한 백조의 사연을 전했다.
사연에 따르면 백조가 발견된 것은 지난 23일 독일 중부 카셀(Kassel)과 괴팅겐(Göttingen) 사이를 달리는 고속철도의 선로 한가운데다.
녀석은 전선에 걸려 목숨을 잃은 암컷의 사체 옆에 앉아 황망한 표정으로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세상을 떠난 파트너를 도저히 떠날 수 없어 그 자리에서 애도하는 것 처럼 보인다.
녀석은 삶에 의욕을 잃은 듯 기차가 가까이 다가와도 꼼짝하지 않았다. 마치 달려오는 기차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듯 보이기까지 했다.
사람들이 겁을 주며 쫓아내려 했지만 백조는 미동도 하지 않고 버텼다. 이 바람에 열차 23대가 지연되고 50분 넘게 소동이 이어졌다.
결국 경찰과 소방관까지 출동해 녀석을 구출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결국 옆에 있던 죽은 백조의 사체를 옮기기로 했다.
그러자 가만히 앉아 고집을 피우던 백조는 벌떡 일어났다. 녀석을 결국 움직이게 한 것은 평생 사랑한 파트너였던 것이다.
관계자는 백조 사체를 멀리 치우고 선로에 앉아 있던 백조는 붙잡아 인근 강에 풀어주었다고 한다.
한편 백조가 자신의 짝이 죽은 곳 근처에 머물면서 애도하는 모습은 이전부터 꾸준히 관찰돼 왔다.
지난 2016년에는 런던 호수에 살던 한 백조가 파트너를 잃은 후 4년간 번식 활동을 일절 하지 않고 애도했다는 사연이 전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