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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강제로 '군대 해산'시키자 울분 터뜨리며 '자결'한 조선의 장교

113년 전 오늘(1일) 대한제국군 참령으로 시위 연대 제1대대장 재직 중이던 박승환은 군대 해산 소식을 듣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인사이트군대 해산 소식을 듣고 권총 자결한 박승환 / 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황실을 호위하는 데 필요한 사람들을 뽑아두고 그 밖에는 일시 해산하라"


113년 전인 1907년 7월 31일 밤, 대한제국 순종황제의 군대해산 조칙이 내려졌다.


외교권이 일본에 넘어간 것에 이어 군대해산까지, 이제 대한제국이 가진 힘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일본에 의해 강제로 등극한 허수아비 황제만 있었을 뿐이었다.


황제의 명령이 내려지자 일본은 빠르게 대한제국의 군대를 해산하기에 이른다. 


인사이트


인사이트tvN '미스터션샤인'


당시 대한제국 육군 시위 연대 제1대대장으로 있던 박승환은 군대 해산 명령이 내려진 다음 날인 8월 1일 아침, 일본군 사령관 관저로 집합하라는 연락을 받는다.


하지만 일본군과 마주 보고 싶지 않았던 박승환은 중대장이었던 김재흡을 대리 참석시켰다.


일본군 사령관 관저를 다녀온 김재흡 중대장은 박승환에게 충격적인 사실을 전한다.


"대한제국 군대를 해산하라는 조칙이 내려졌다고 합니다"


인사이트박승환 순국 기록화 / 독립기념관 소장


이에 박승환은 "군인은 국가를 지키는 경비이거늘 이제 외국이 침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홀연히 군대를 해산하니 황제의 뜻이 아니다"라며 비통함을 이기지 못하고 대성통곡했다.


그의 말은 정확했다.


대한제국의 군대를 해산하라는 황제의 조칙은 조선 통감 이토 히로부미와 내각총리대신 이완용에 의해 위조된 것이었다.


이에 울분을 감출 수 없었던 박승환은 자신이 평소 지지하고 존경했던 민영환의 길을 따르기로 한다.


박승환은 그 자리에서 "군인으로서 나라를 지키지 못하고 신하로서 충성을 다하지 못했으니, 만 번 죽은들 무엇이 아깝겠는가"라는 유서를 남겼다.


그리고 '대한제국 만세'를 외치고 권총으로 자결, 순국하였다.


인사이트프랑스 언론 르 프티 주르날에 실린 남대문 전투 그림


나라를 위한 박승환의 순국에 그의 부하들도 가만있을 수 없었다.


부하들이 대대장 박승환과 함께 죽을 것을 맹세하고 무장봉기를 일으킨 것이다.


이들은 남대문 일대에서 일본군과 치열한 총격전을 벌이며 대한제국 마지막 군대로서 일본에 저항하고, 또 저항했다.


박승환과 그의 부하들은 그렇게 짧은 생을 마감했지만, 그들의 불꽃 같은 투쟁은 훗날로 이어져 이후 전개된 의병 투쟁의 시초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