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다 '공익'이 했다면서?"···사회복무요원 대놓고 '성범죄자' 취급한 공무원
한 사회복무요원이 공공기관 직원들로부터 범죄자 취급을 받으며 무시당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n번방 다 '공익'이 했다면서? 사람 겉으로 판단하면 안 돼"
공공기관에서 근무 중인 한 사회복무요원이 아무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다른 직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대놓고 비하를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는 단지 신분이 사회복무요원이라는 이유로 '몰카범'으로 의심을 받아야 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회복무요원이라는 이유로 후임이 몰카범으로 의심받았습니다"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사연에 따르면 작성자 A씨와 후임은 둘 다 사회복무요원 신분이다.
얼마 전 해당 기관 직원들과 함께 하는 회의 자리에서 실세라 할 수 있는 차장이 대뜸 "인근 구청 여자 화장실에서 몰래카메라(몰카)가 나왔다던데 우리도 한 번 검사하자"라고 말을 꺼냈다.
예방 차원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발언이었지만 문제는 그 말을 꺼내면서 차장이 보인 태도였다. 그 차장은 대놓고 A씨의 후임을 쳐다보면서 눈치를 줬다.
A씨는 "그 후임이 생긴 건 멀쩡한데 평소에 말도 없고 늘 피곤해해서 차장한테 찍혔었다"라고 말했다.
차장의 태도에 직원들이 "(그 후임) 그럴 사람 아니에요"라고 받아치자, 차장은 한 술 더 떠 "요즘 n번방이 시끄럽잖아. 다 공익이 한 거 잖아. 어찌 될지 몰라"라고 목소릴 높였다. 대놓고 그 후임을 '몰카범' 취급한 것이다.
그 후임은 차장의 태도에 분노해 화를 내며 밖으로 뛰어나갔다. 차장에게 "맞고 싶으면 따라와라"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다' 일격을 날린 후임의 대응이 인상적이긴 했지만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아무 이유 없이 범죄자 취급을 받은 사회복무요원의 처지가 안타깝다"고 입을 모았다.
앞서 이른바 'n번방 사건' 과정에서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사회복무요원 다수가 피해자 개인 정보를 유출하고 성착취물 수만 건을 판매하는 등의 범죄를 저지른 바 있다.
물론 모든 사회복무요원이 문제를 일으킨 것은 당연히 아니었다. 문제를 일으킨 사람은 일부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 사건 이후 한동안 사회적으로 사회복무요원들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된 바 있다. 사연 속 차장 역시 이 같은 여론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사연을 접한 한 누리꾼은 "현역, 상근, 사회복무요원 할 것 없이 2년 동안 불려가 고생하는 건 똑같은데 저런 취급까지 받으면 너무 서럽고 힘들 것 같다"라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