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 생일선물로 천원짜리 100장을 받았던 서울대생이 깨달은 '행복의 기준'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2 '동백꽃 필 무렵'


[인사이트] 민준기 기자 = 무언가에 대한 맹목은 결함을 낳는다. 


특히 가난이 그렇다. 세상 곳곳에 아름다운 것들이 가득하지만 처절한 가난은 아름다움을 향한 시선을 거두게 만든다. 


가난은 쉽게 돈이 없어 불행하다고 생각하게 한다. 


지긋지긋한 가난을 피하면 행복은 찾아올 것 같다. 열심히 돈을 벌면, 그래서 꿈꾸기도 힘들었던 부를 수중에 얻게 된다면 말이다. 


지난 5일 페이스북 페이지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라온 대학생 A씨도 그랬다. 지독한 가난한 시절을 떠올리며 누구보다 처절하게 살았다. 그 길이 행복을 위한 길이라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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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2 '왜그래 풍상씨'


사연에 따르면 A씨는 너무나 일찍 가난을 알게 됐다. 그 지긋지긋한 돈 문제로 엄마 아빠의 싸움을 그칠 줄 몰랐고, 결국 이혼이란 파국에 다다랐다.


10살이란 나이, 고모로부터 생일 선물로 받은 100장의 천 원짜리가 그 당시 A씨에게 너무나 소중했던 이유일지도 모른다. 


가난 때문에 가족이 불행했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A씨는 이후 맹목적으로 성공과 부를 쫓았다. 화목한 가정으로 가는 길을 찾는 건 결국 돈이라고 여겼다. 


서울대에 진학해서 대기업으로 가는 루트는 A씨에게 명확했다. 외할머니는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지만 A씨의 속은 오히려 더욱 답답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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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처럼 게임도 즐기고, 사랑하는 소중한 사람들과 잔디밭에 앉아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싶었지만 가난했던 옛 시절을 떠올리면 그럴 수 없었다. 


가난이 보여준 현실은 너무나 적나라했다. 


기어코 A씨는 서울대에 진학했다. 곧바로 과외를 시작했다. 일주일에 열한 번의 과외를 했고 3개월이 지나자 1천만 원이라는 거금이 손에 들어왔다. 


A씨는 그 행복을 잠시나마 느끼기 위해 5만 원짜리 현금다발로 인출해 만지작거렸다. 


하지만 손에 닿는 그 감각은 열 살 때 고모로부터 받았던 천원짜리 100장보다 한참이 부족했다. 결국 현금 1천만 원은 그대로 서랍 속에 처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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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수가 적어서일까? 맞다. 1천만 원은 내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나는 더 노력해야 한다'


그렇게 어느덧 졸업식이 다가왔다. 취업하기 위해 이곳저곳 인턴 생활을 한 A씨는 돈의 부재가 만든 가난보다 더욱 깊은 현실과 마주했다. 


그 어느 곳에서도 차갑게 돈과 부만을 위해 움직이는 사람들은 없었다. 모두가 가난한 어린 시절 아빠·엄마와 닮아 있었다. 


계산적이고 완벽한 인물이라고 여겼던 유명 기업가들은 그 누구보다 충동적이고 비이성적인 사람들이었고 순간 돈이란 게 불완전한 것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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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들린 외가댁 창고에서 A씨는 열 살 때 고모가 줬던 1천 원짜리 100장을 다시 찾았다. 다시 세어보니 99장이었다. 


'왜 99장뿐이지?'라며 한참을 고민하다가 어릴 적 동생이 어묵을 먹고 싶다고 보챘던 기억이 머리를 스쳤다. 


어린 동생에게 어묵을 사주기 위해 소중한 천 원짜리 한 장을 꺼냈다. 이제는 사라진 집 앞 분식집 어묵 두 다발이 딱 1천 원이었다.


동생과 손을 붙잡고 횡단보도를 건너 어묵 한 입을 먹었을 때 기억이 떠오르자 A씨는 흘러나오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어 그 자리에 주저앉아 한참을 울었다. 


그렇게 돈을 쫓아 수년을 살았지만 결국 A씨에게 가장 행복했던 기억은 천 원짜리 한 장으로 동생과 나눠 먹었던 어묵이었다. 


A씨는 "행복은 쟁취하는 것이 아닌 찾아오는 것임을, 나는 너무 늦게 깨달았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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