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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욕(?) 인줄 알았는데 사실 '표준어'인 단어 11

표준어가 아니라고 생각했거나 세상에 존재하는 단어인지도 몰랐던, 우리말사전에 정식으로 등재된 표준어 11가지를 소개한다.

인사이트tvN '응답하라 1994'


[인사이트] 박수은 기자 = 표준어는 말 그대로 한 나라의 '표준'이 되는 말이다.


표준어 규정 총칙 제1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


여기서 표준어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 이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런데 어감이나 뜻이 교양과는 다소 거리가 먼 상스럽고 주로 부정적인 상황에 쓰여 욕설로 오해하기 쉬운 단어 중에 표준어로 인정되는 단어가 있다.


표준어가 아니라고 생각했거나 세상에 존재하는 단어인지도 몰랐던, 우리말사전에 정식으로 등재된 표준어 11가지를 소개한다.


1. 개기다


인사이트tvN '응답하라1994'


흔히 누군가와 다투거나 나보다 아래인 사람이 대들면 "개기지 마"라고 한다.


이 '개기다'는 다소 상스럽게 들리지만 표준국어대사전에 오른 표준어로 인정된 단어다. 이 단어는 '명령이나 지시를 따르지 않고 버티거나 반항하다'의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의미에서 제시하는 상황이 썩 좋지 않고 또 이런 상황을 속되게 표현하는 말이므로 자주 쓰는 일은 없는 게 좋겠다.


2. 꼽사리


인사이트tvN '응답하라1994'


쓸데없이 참견하거나 여기저기 끼어드는 사람을 향해서 하는 말인 "꼽사리" 역시 표준어로 인정된 단어다.


이 '꼽사리'는 '남이 노는 판에 거저 끼어드는 일'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단어는 옛날 노름을 할 때' 살을 댄다'라는 말이 있는데 여기서 '살'은 노름판에 있는돈에 더 얹어서 놓는 돈을 말한다.


살을 댔는데 거기다 패가 좋은 것이 나올 때 살을 더 댄다고 하여 곱살이란 말이 나왔고 이게 '남이 하는 데에 끼어서 어떤 일을 쉽게 하려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 바뀌게 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곱살이란 단어가 꼽사리로 변형됐으며 더 널리 사용하는 말이 표준어로 인정받는 규칙에 따라 '꼽사리'가 됐다. 


3. 돈지랄


인사이트SBS '푸른 바다의 전설'


여기저기 충동구매를 하거나 씀씀이가 헤픈 친구에게 "돈지랄 좀 그만해"라고 말해봤거나 혹은 내 씀씀이가 헤퍼 이런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돈지랄'은 '분수에 맞지 아니하게 아무 데나 돈을 함부로 쓰는 짓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결코 좋은 의미는 아니므로 이런 소리를 많이 하지도, 또 듣지도 않기를 바란다.


4. 쌈박하다


인사이트tvN '응답하라1994'


'쌈박하다'라는 말을 사투리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하지만 이 단어 역시 '두루 쓰이는 현대 서울말'이다.


동사로 쓰일 때는 '잘 드는 칼에 싹 베어지다'라는 뜻으로, 형용사로 쓰일 때는 '물건이나 어떤 대상이 시원스럽도록 마음에 들다.', '일의 진행이나 처리 따위가 시원하고 말끔하게 이루어지다.'라는 뜻이다.


"새로 산 가위 좀 쌈박하네~", "이번 과제는 쌈박하게 마무리해서 기분이 너무 쌈박하다" 등으로 사용할 수 있겠다.


5. 씨불거리다


인사이트KBS2 '개그 콘서트'


옛날 한 인기 개그코너에서 이런 유행어가 큰 인기를 얻었다. "뭐라 쳐 씨부리샀노~"


당시 연기자는 경상도 중년 여성 캐릭터를 연기했기 때문에 '씨불거리다' 역시 사투리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씨불거리다' 역시 명백한 '현대 서울말'인 표준어로 '주책없이 함부로 자꾸 실없는 말을 하다' 라는 뜻이다. 이 단어가 변형된 '씨월거리다, 썌왈거리다, 씨월거리다' 등의 전라도 방언(사투리)도 있다.

 

6. 조지다


인사이트tvN '응답하라1994'


우리가 흔히 무엇인가 일을 그르치거다 망쳤을 때 "내 인생 조졌다"라는 말을 쓴다.


'조지다'라는 단어는 '짜임새가 느슨하지 않도록 단단히 맞추다.', '일이나 말이 허술하게 하지 못하도록 되게 단속하다.'라는 뜻이다.


뜻에 맞게 활용해 보면 "이번 조별 발표에서 실수하지 않도록 연습을 조져야겠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다만 '일신상의 형편이나 일정한 일을 망친 상황'을 속되게 이르는 표현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7. 족치다


인사이트tvN '응답하라1994'


'족치다' 역시 표준어로 인정되는 단어로, '견디지 못하도록 매우 볶아치다.', '짓찧어서 쭈그러지게 하다.', '규모를 줄이어 작게 만들다.'라는 의미가 있다.


이 세 가지의 의미를 활용한 예시 문장으로 좀 더 쉽게 이해해보자.

"남친을 족쳐서 자백을 받았다", "노가리를 족쳐 맥주 안주로 먹자", "이번 프로젝트는 좀 족쳐서 간단하게 진행하자"


비슷한 표현으로는 각각 '괴롭히다', '볶아치다', '축소하다'가 있으니 참고해두자.


8. 개치네쒜 / 익힝 / 어뜨러무차 / 얄라차


인사이트KBS1 '대왕세종'


앞에서 소개한 단어들이 다소 비속어스러운 표준어였다면 지금 소개할 단어들은 이 단어가 사전에 있을까 싶은 생소한 표준어다.


먼저 '개치네쒜'이다. 왠지 외계어처럼 들리는 이 단어는 재채기를 한 뒤에 내는 소리를 가르키는 감탄사이다. 옛말에 이 소리를 외치면 감기가 들어오지 못하고 물러간다는 말이 있다.


다음 단어는 발음마저 귀여운 '익힝'으로, '익힝'은 무거운 짐을 들거나 아플 때 힘을 쓰면서 내는 소리다. 애교가 잔뜩 담긴 것 같은 해당 단어는 "아이구, 배야! 익힝" 등으로 쓰면 되겠다.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릴 때 "어뜨무러차"라고 말할 수 있다. 사전적 의미로는 '아이를 안아서 들어 올릴 때' 사용하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얄라차'는 무엇인가가 잘못되었음을 이상하게 여기거나 어떤 것을 신기하게 여길 때 내는 감탄사이다. 단어는 지금 이 글을 읽고 난 후 이렇게 활용해보자.


"표준어에 이런 단어들이 있었다니! 우리 한글 얄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