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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줍는 할머니 안쓰러워 바나나우유 사드렸는데 알고 보니 곱창집 '건물주'였습니다

편의점에 빈 병을 들고 와 돈으로 바꿔 가는 할머니가 사실은 70평대 자가와 상가 건물을 소유한 건물주였다는 편의점 알바생의 이야기가 알려졌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한 편의점에 길거리에 버려진 병을 주워 돈으로 바꿔 가는 할머니. 


그 할머니를 안쓰럽게 생각했던 편의점 알바생은 할머니가 오실 때마다 바나나 우유 등 먹을 것을 챙겨주곤 했다. 


혹여 할머니가 가난한 탓에 끼니를 거르진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였다. 


그러나 머지않아 편의점 알바생은 할머니의 진짜 정체를 알게 됐다. 허름한 차림의 할머니가 사실은 '건물주'였다는 걸.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열여덟의 순간'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매일 폐지를 줍고 병을 줍던 할머니가 건물주였다는 한 편의점 알바생 A씨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이 사연에 따르면 A씨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할머니에게 바나나 우유를 챙겨주던 어느 날 할머니의 자녀가 찾아왔다. 


할머니의 자녀는 "챙겨주시는 건 정말 감사한 데 그리 안 해도 돼요"라는 말을 남겼다. 


알고 보니 할머니는 A씨의 방보다 큰 창고에 폐지와 깡통 등을 보관하고 있었고, 편의점에서 가까운 곳에 70평짜리 단독주택을 보유한 부자였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A씨가 친구들과 자주 찾던 골목 어귀의 곱창집 건물도 할머니의 소유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청담동 앨리스'


할머니는 단지 평생 검소하게 살아왔던 습관을 버리지 못해 폐지와 깡통, 빈 병을 줍고 작은 용돈 벌이를 하던 중이었다. 


하루는 A씨가 백화점에 들렀다가 먼발치에서 할머니 자녀분들을 보게 됐다. 편의점에서 보고 대화까지 나눈 탓에 얼굴을 기억할 수 있었다. 


그들은 명품 매장에서 비싸 보이는 모피코트를 고르고 있었다. 나중에 A씨가 직접 그 매장에 가 확인해보니 할머니 자녀들이 사 갔던 모피코트는 900만 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옷이었다. 


이 모습을 본 A씨는 지난날 할머니에게 바나나 우유를 건네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실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누군가는 부족함 없는 형편에도 폐지를 줍는 할머니가 다른 어려운 분들의 생계를 더욱더 힘들게 만들 거라며 쓴소리할지도 모른다.


검소함이 언제나 미덕인 시대는 아니기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할머니는 조금 허름하고 부족해 보일지 몰라도 빈 병을 모으는 지금의 모습이 자신의 현재를 만들었다는 굳은 신념을 갖고 있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