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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전쟁 때 한국 군인 목숨 빼앗기 위해 베트콩이 사용했던 '살인 함정'

베트남전 당시 미국과 한국에 화력에서 열세였던 베트콩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부비트랩을 설치 수많은 국군 장병의 목숨을 빼앗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알포인트'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6·25전쟁 직후인 베트남에서 냉전으로 인한 전쟁이 또 발발했다. 


한국은 월남 정부 및 미국의 요청으로 1964년 9월 11일 비전투 부대 파병을 시작으로 총 5차례에 걸쳐 군대를 파견했다. 


당시 한국과 미국은 막강한 화력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결국 전쟁을 승리로 이끌지는 못했다. 당시 베트콩들이 전면전을 피하는 대신 자연의 지형·지물을 이용한 게릴라전을 펼친 탓이었다.


그중에서도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 알 수 없는 수많은 '부비트랩'이 파병 용사들을 괴롭혔다. 


베트남 전쟁 미군 사상자 6명 중 1명은 부비트랩에 의해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당했다. 국군 역시 많은 장병이 부비트랩에 희생당해야 했다. 


인사이트푼지스틱 / Doomsdaynews


부비트랩이란 함정 등으로 사람을 죽이거나 다치게 하는 덫 혹은 장치를 말한다. 이 함정에 빠져 한 명이 다치게 되면 부축과 엄호까지 3명이 후퇴해야 한다. 


때문에 화력이 부족한 베트콩들에게는 가장 효과적인 전술이었다. 


그중 '푼지스틱'은 아주 치명적인 함정이었다. 대나무를 날카롭게 갈아 만든 죽창을 구덩이 안에 세워놓고 보이지 않게 잔가지 또는 나뭇잎으로 가려놓은 부비트랩이다. 


이곳에 발을 디뎠다가는 몸에 관통상을 당하기 일쑤였는데 각종 오물과 독을 발라 감염 또는 중독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많았다.


인사이트Wikimedia Commons


인사이트Angelfire


이 푼지스틱은 전쟁 중 다양한 형태로 진화했다. 


함정에 빠졌을 때 균형을 잃고 쓰러지도록 그네와 같은 장치를 둬 온몸에 죽창이 꽂히게 하거나 원통 형태로 만들어 그사이에 빠지면 살이 갈리고 찢겨 쉽게 빼지 못하는 방법도 택했다.


푼지스틱 이외에도 카트리지 함정이란 부비트랩도 있었다.  


못이 박힌 총알을 얇은 대나무 통 안에 넣고 바닥에 묻은 것인데 밟으면 못이 총알 안으로 밀려 들어가 방아쇠와 같은 역할을 한다.


그러면 탄피 안의 화약이 터지면서 총알이 발사돼 사상자를 발생시킨다. 


인사이트Wearethemighty


인사이트국립 기록 보관소


이외에도 가시가 달린 무거운 추가 떨어져 머리를 가격하게 만든 더 메이스, 호랑이를 잡는 데 사용됐던 호랑이 덫, 시속 160km의 속도로 날아와 사람을 가격하는 대나무 채찍 등이 있었다. 


전쟁 당시 부비트랩으로 인한 사상자가 늘자 군인들 사이에서는 공포감이 조성되기 시작했다. 


앞에 보이는 풀잎이 수류탄일지, 지뢰일지, 자신의 살을 찌르는 꼬챙이가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었다.


베트콩들의 게릴라 작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었던 미군은 결국 고엽제를 뿌려 정글의 나무들을 말라비틀어지게 만들었고, 그 고엽제에 국군 장병 또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인사이트Wikipedia


그렇게 베트남으로 파병된 국군 장병 5천여 명이 머나먼 타국 땅에서 목숨을 잃었다. 


베트콩들과 국군 사이에 오가는 잔인한 공방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파병 용사들 또한 힘든 삶을 살았다. 


부비트랩에 걸려 동료가 죽어가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본 이들은 스스로 역사의 가해자이자 피해자란 사실을 기억에서 지우지 못한 채 지금까지 고통받고 있다. 


전투에서 세계가 놀랄만한 전과를 세우고도 베트남전 참전 용사들이 또다시 전쟁과 같은 비극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