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15℃ 서울
  • 15 15℃ 인천
  • 13 13℃ 춘천
  • 10 10℃ 강릉
  • 15 15℃ 수원
  • 17 17℃ 청주
  • 17 17℃ 대전
  • 13 13℃ 전주
  • 17 17℃ 광주
  • 16 16℃ 대구
  • 15 15℃ 부산
  • 16 16℃ 제주

초2때 다운증후군 짝궁이 전학 가면서 준 '개구리 지갑'과 그날의 기억

이제는 훌쩍 커버린 A씨는 초등학교 2학년 시절 다운증후군 짝궁이 소중히 여기던 개구리 동전 지갑을 자신에게 줬던 순간을 잊지 못하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사람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누군가는 재산이라고 말할 테고 또 다른 혹자는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답한다.


모두에게 다르겠지만 누구나 소중한 것 하나쯤은 있다.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던 초등학교 2학년 여자아이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개구리 동전 지갑'이었다. 


그 아이는 누군가가 자신의 동전 지갑에 손을 대면 실내화를 던지면서 화를 냈다. 때로는 볼에 지갑을 대고 "이거 예뻐? 나 예뻐?"라며 묻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는 전학 가는 짝꿍에게 자신이 가장 아끼던 지갑을 건넸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최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초등학교 시절 전학 가는 짝꿍에게 개구리 동전 지갑을 받았다는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사연에 따르면 A씨는 초등학교 2학년으로 올라가겠 되었고 다운증후군 친구와 같은 반이 됐다. 선생님은 그 친구를 A씨 짝궁으로 앉혔다. 


짝궁을 잘 보살펴달라는 선생님의 당부에 A씨는 항상 다운증후군 친구를 챙겼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마음에서 우러나 도운 건 아니었다. 


단지 선생님이 주는 선물과 칭찬이 좋아 짝궁을 챙겼다. 그렇게 짝꿍의 수업 자료도 챙겨주고 필기도 대신해주면서 학교생활을 보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다운증후군 친구는 개구리 동전 지갑을 항상 들고 다녔다. 그곳에 십원, 백원짜리 동전을 넣어두고 소중히 간직했다. 


친구들이 지갑을 빼앗아 달아나면 실내화를 던지면서 화를 냈다. 날아간 실내화를 주어오는 건 언제나 A씨 몫이었다. 


그래서 A씨는 짝궁의 지갑을 가지고 장난치지 않았다. 실내화를 던지게 되면 주워주러 가는 게 귀찮아서였다. 


그렇게 다운증후군 짝궁과 두 달을 보낸 A씨는 운동회가 끝나고 난 후 전학을 가게 됐다.


마지막 날 친구와 인사를 나누는데 교실로 짝궁의 엄마가 찾아왔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정말 고맙다. 그동안 정말 고마웠다"라며 거듭 인사를 건네며 눈물을 흘렸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살면서 처음 받아 본 어른의 감사에 당황했던 A씨.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우두커니 서 있는데 짝궁이 다가왔다. 


쪼르르 달려온 짝궁은 "선물!"이라며 자신의 개구리 동전 지갑을 A씨의 손에 꼭 쥐여줬다. 그러면서 "다음에 보자"며 손을 흔들더니 A씨를 꼭 껴안았다. 

                             

자기가 가진 가장 소중한 물건을 떠나는 친구에게 준 짝궁. 그때 A씨는 자신을 휘감은 감정이 무엇인지 몰랐지만 몸을 움직일 수 없었고 전했다. 


이제 짝궁의 개구리 동전 지갑은 A씨의 가장 소중한 물건이 됐다.  


A씨는 "낡아버렸지만 그때의 감정을 잊을 때쯤이면 가끔씩 개구리 동전 지갑을 꺼내 봐"라며 당시의 추억을 회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