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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 아버지가 새벽 3시에도 손님이 놓고 내린 물건을 찾아주는 진짜 이유

덜렁대는 딸을 생각하는 택시기사 아빠의 마음이 깊은 울림을 안긴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우리 아버지는 개인택시를 한다.


어느 날이었다. 새벽 2시께 고된 일을 마치고 돌아온 아버지는 한 손님이 핸드폰을 두고 내렸다며 주인을 찾아 나섰다. 아버지는 핸드폰 속 최근 통화 목록의 첫 번째 사람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끝내 받지 않았다.


아버지는 내일 아침에 다시 찾아주리라 다짐하며 어렵게 잠자리에 들었다. 겨우 잠이 들었을 새벽 3시, 시끄럽게 울리는 벨소리에 아버지는 몸을 일으켜 전화를 받았다. 핸드폰 주인이었다.


아버지는 "지금은 시간이 늦었으니 내일 날이 밝는 대로 가져다 주겠다"고 설득했지만 그 사람은 기어코 오늘 가져가야겠다며 무작정 20분 내로 집 앞에 찾아오겠다고 했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고지식한 아버지는 '집으로 찾아오는 사람 기다리게 하는 거 아니다'면서 졸린 눈을 비비며 10분이나 먼저 집 앞으로 나갔다. 그런데 10분이 지나도, 20분이 지나도 아버지는 돌아오지 않았다.


20분이면 온다던 핸드폰 주인이 늦게 왔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차가운 새벽 공기 속에서 덜덜 떨며 40분을 기다려 핸드폰을 건네주고 돌아왔다.


그런데 나를 더욱 화나게 한 것은 핸드폰 주인의 태도였다. 그 사람은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창문을 통해 핸드폰만 받아서 휑하니 가버렸다고 한다.


사례비는 둘째치고 '감사하다, 미안하다' 한 마디는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아 결국 나까지 잠을 설쳤다. 너무 짜증 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위 사연은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연을 재구성한 글이다.


사연의 주인공 A씨는 이날 너무 속상한 나머지 아버지에게 "다음부터는 물건 절대 찾아주지 마"라며 화를 내고 말았다.


하지만 아버지는 인자한 웃음을 지으며 "네가 좀 덜렁거리냐. 네가 택시, 버스, 지하철에 놓고 내린 물건이 되돌아온 건 다 내 덕분이다"고 말했다.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주다 보면 그 덕이 돌고 돌아 다시 오는 게 세상의 이치라는 것.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것이 새벽 4시가 다 돼가는 시간에도 A씨의 아버지가 불평 없이 핸드폰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집을 나선 이유였다.


평소 소지품을 잘 잃어버리는 딸 대신 덕을 베푸는 아버지. 딸을 향한 마음이 느껴져 따뜻한 감동을 안긴다.


이처럼 우리 아버지는 자신의 사소한 행동 하나라도 자식에게 도움이 될까, 피해가 되지 않을까 고민한다.


오늘도 자식을 위해 열심히 산 아빠에게 '사랑한다, 감사하다' 따뜻한 말 한마디 전해보는 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