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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사고로 온몸에 남은 화상 흉터 당당히 공개한 여성이 '죽기 전'까지 한 일

음주운전 차량과 충돌해 전신에 심각한 화상을 입은 여성이 음주운전 예방 캠페인을 펼치다 끝내 사망했다.

인사이트Austin American-Statesman


[인사이트] 장경윤 기자 =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여성은 자신의 얼굴을 세상에 당당히 드러냈다.


지난 22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메트로는 음주운전자에 의해 끔찍한 사고를 당한 뒤 음주운전 예방 캠페인을 벌여온 여성이 끝내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텍사스 출신의 여성 재클린 사브리도(Jaqueline Saburido)는 지난 1999년, 텍사스를 지나던 한 차량의 조수석에 탑승해 있었다.


그런데 재클린이 탄 차량은 파티에서 술을 마신 뒤 난폭하게 운전을 하고 있던 10대 소년 레지 스티피(Reggie Stephey)의 차량과 정면으로 충돌하고 말았다.


인사이트facesofdrunkdriving


해당 사고로 재클린의 옆에 있던 운전자는 그 자리에서 사망했으며, 재클린은 구조대원이 도착하기 전까지 불에 휩싸인 차량 내부에 갇혀있어야 했다.


약 1분간 불에 피부가 직접 맞닿은 재클린은 즉시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곳에서 재클린은 손상 정도가 심한 코, 입술, 손가락 부위를 모두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재클린은 자신에게 닥쳐온 불행에도 쉽게 좌절하지 않았다.


재클린은 음주운전 및 살인 혐의로 7년 형을 선고 받은 레지에게 "용서한다"는 말을 전한 뒤, 교도소를 찾아가 음주운전 예방 캠페인을 펼치기 시작했다.


인사이트사고 발생 전 재클린과 레지의 모습 / (좌) KVUE (우) Texas Department of Corrections


교도소에서부터 시작된 재클린의 목소리는 곧 텍사스를 넘어 미국 전역으로, 또 전 세계로 뻗어 나갔다.


특히 "귀도, 눈썹도, 머리카락도 없는 사람이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 천 번도 넘게 사람들 앞에 설 것"이라는 재클린의 말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명을 주기도 했다.


지난 2009년 자신의 토크쇼에 재클린을 초대한 오프라 윈프리(Oprah Winfrey) 또한 재클린을 매우 인상 깊게 추억했다.


윈프리는 "재클린은 아름답다는 것에 대한 정의를 바꾸는 데 많은 공을 세웠다"며 "사람들이 내면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전했다.


인사이트Texas Department of Transportation


이처럼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헌신한 재클린은 몇 년 전부터 건강이 크게 악화되었다.


재클린은 총 100건이 넘는 수술을 견뎌왔으나, 안타깝게도 지난 20일 암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텍사스 교통국의 관계자는 "재클린은 내가 만난 가장 용감한 사람"이라며 "세상을 떠나는 그 순간까지 음주운전의 위험성에 대해 강조해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