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프 칭칭 감긴 상자에 '밀봉'된 채 버려져 '눈물' 글썽인 강아지

Instagram 'bandforanimal'

[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사람 하나 없는 한적한 버스정류장에서 종이상자에 밀봉된 채 버려진 강아지는 애원하는 눈빛으로 누군가의 구출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7일 아산동물보호연대가 운영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는 "송악정 식당 버스정류장 종이상자에 넣어져 버려진 2마리 아이들"이라는 소개와 함께 유기견들의 사진이 게재됐다. 

사진 속 장면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녀석들의 보호자로 추정되는 사람은 상자에 강아지 2마리를 말 그대로 '밀봉'한 뒤 숨 쉴 구멍만 작게 뚫어놓은 채 버스정류장에 버려놓고 가버렸다. 

Instagram 'bandforanimal'

상자에는 큼지막한 빨간 글씨로 '가져다 키우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고, 그 위에 뚫린 구멍으로 겨우 코만 빼꼼히 내밀고 숨을 쉬고 있는 강아지들의 모습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리게 했다. 

동물보호연대는 이 사진을 게재하며 상자에 써진 글을 보고 "할 말이 없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현재 상자에서 꺼내진 강아지 2마리는 유기견 시보호소에 들어와 있는 상태다. 

유기견 시보호소에 들어온 강아지의 운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새로운 주인을 만나 보금자리로 들어가거나, 시보호소 안에서 운명하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는 많지 않다. 대부분의 강아지는 시보호소에서 생을 마감한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케어 홈페이지

병에 걸려 고통스럽게 보호소 내에서 삶을 마감하거나 안락사로 죽임을 당하는 강아지들의 생명권은 끊임없이 유린당하고 있다.

유기견 보호소에서 활동하는 봉사자들은 안락사 차례를 기다리는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괴롭다며 "왜 강아지가 자기를 버린 사람들 때문에 고통스러워야 하냐"고 반문한다.

아무런 잘못 없이 주인이 버렸다는 이유로 보호소에 들어와 죽음을 기다려야 하는 시한부 강아지들의 맑은 눈망울은 사연을 접하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더 아프게 하고 있다.

주인이 붉은 매직으로 휘갈겨 쓴 상자에 갇혔던 강아지 2마리는 아산시 유기견보호소에서 맡고 있다. 도움의 손길이 이어져 아이들이 죽음에 문턱에서 벗어나길 바라본다.